김원홍 체포, 최태원 회장에 得일까? 失일까?

재판부 변론재개 여부 결정에 촉각…'사건 실체 규명할 수 있는 사람'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최태원 SK(주) 회장의 항소심 선고일을 일주일여 앞둔 1일, 공판 초기부터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거론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서 체포됐다. SK그룹은 김씨 체포가 변론재개로 이어질 경우 최 회장 변호인단의 진술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SK그룹은 "김씨는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동안의 공판 과정에서는 사건 관계자들이 (김씨에 대해) 간접적으로 전하는 방식이었다면, (송환 후) 변론이 재개되면 직접 입장을 들을 수 있어 우리 주장의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SK는 이어 "아직 변론 재개 신청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김씨의 국내 송환 등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김씨가 유력한 사건 관계자로 지목돼 온 만큼 재판부는 SK가 변론재개를 신청할 경우, 별도로 추가 심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추가 심리가 진행되면 오는 9일로 예정된 선고 기일은 연기가 불가피하다.실제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김씨를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담당 판사는 "김씨가 뒤에 숨어서 이 사건을 기획,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원홍의 인간 됨됨이가 어떤가는 이 사건을 심리하는데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최 회장도 항소심 공판 내내 김씨를 사건 주범으로 지목해왔다. 항소심 공판 막바지에는 최 회장, 김씨,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간 통화 녹음기록이 사건 실체파악의 변수로 떠오르기도 했다.특히 최 회장은 지난달 29일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변론을 통해 "김씨는 믿었던 사람인데 (내가) 배신을 당했다"며 "그래서 김씨와의 관계를 숨기고 싶었고 차라리 밝혀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주장했다.한편 김씨는 최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의 투자 자문 역할을 했다. 최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김씨 요청으로 펀드 조성을 도왔지만 유출에 대해서는 몰랐고, SK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자금을 빼돌린 것도 김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강조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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