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동 신임 사장 'KB증권, 성장 위해 우리證 인수 필요

정회동 사장 취임…대형화, 지금이 높게 뛸 기회[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정회동 KB투자증권 신임 사장이 성장 로드맵으로 우리투자증권 인수 카드를 빼들었다. 증권사 대형화를 위한 찬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 신임 사장은 26일 본지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KB투자증권의 획기적인 성장을 위해서 우리투자증권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합병이 이뤄진다면 조직 통합을 위해서나 회사 전체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취임 각오를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도 '만사는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의 '농불실시(農不失時)'라는 사자성어를 소개하며 현 시점이 KB투자증권이 높게 뛸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추천위원회는 정 사장을 KB투자증권 신임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에 KB투자증권은 2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KB투자증권 사장으로 내정된 순간부터 그가 우리투자증권 인수 과업을 띠고 부름을 받은 것이라고 풀이해왔다. 정 사장이 현 우리투자증권 전신인 LG투자증권 부사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는데다 지난 2006년부터 증권사 사장만 7년째인 '증권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KB투자증권의 숙원인 대형화는 물론 추후 조직 간 화합을 일궈내는데 최고 적임자로 꼽힌다. 정 사장은 LG증권 재직시 최하위 사업부의 경상이익을 10배 이상 신장시키는 탁월한 경영능력도 보여준 바 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을 새로운 선장으로 맞은 KB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대형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KB국민은행이 한누리증권을 인수해 설립할 당시부터 성장전략으로 M&A를 꼽아왔다. 독립 리테일지점 대신 복합점포(BIB)를 개설해온 것도 M&A를 항상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금융 민영화 시도 때마다 관심을 보였지만 매번 인수가 불발돼 가슴앓이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리금융이 증권계열을 분리매각하면서 어느때보다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도 취임 직후 "그룹 전체의 비중이 은행 부분에 쏠려 있어 비은행 부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적극 뛰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투자증권 입장에서도 든든한 모회사를 둔데다 규모가 적어 합병 후 구조조정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KB투자증권이 가장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우리투자증권 내부적으로도 KDB대우증권과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지주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MC투자증권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지분 규정 등에 따른 부담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정 사장은 LG투자증권 부사장과 흥국증권 사장, NH농협증권 사장, 아이엠투자증권 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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