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혐의 받아...스토르소칸에 이어 IMF 총재 자리 내줄지 관심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프랑스 재무부 장관 출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프랑스가 궁지로 몰렸다.
라가르드는 프랑스 재무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법원에 출두해 신문을 받았고, 프랑스는 라가르드가 정식기소될 경우 국가 위신 추락을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겉으로는 라가르드를 신뢰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좌불안석이다.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가르드는 23일(현지시간) 파리 법원에 출두해 12시간여 신문을 받았다. 그녀는 또 24일 신문을 받기 위해 다시 출두한다.라가르드 총재는 2007년 프랑스 재무장관 재직하던 시절 아디다스의 전 최대 주주인 베르나라 타피에게 4억 유로의 특혜를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프랑수아 미테랑 정부에서 장관을 지내기도 한 타피는 1989년 헐값이 된 아디다스를 인수하기 위해 국영은행인 크레디 리요네에서 16억 프랑스 프랑을 빌렸지만 이자를 갚지 못해 아디다스 주식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은행인 이자를 받는 대신 아디다스 주식을 매도했지만 타피는 은행이 실제 원금보다 많은 주식을 팔았다며 사기혐의로 1993년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타피는 2008년 정식 재판을 받는 대신 재무부 조정위원회의중재를 통해 2억8500만 유로와 이자를 보상받았다.문제는 타피가 2007년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를 지지한 대가로 과도한 보상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점이다. 그리고 당시 타피 사건중재를 맡은 인물이 라가르드 전 재무장관이었다.프랑스 경찰은 지난 3월 라가르드 총재의 집을 압수수색했다.라가르드는 그동안 본인의 중재결정은 합법적인 것이며 지난 몇 년간 끌고 납세자의 혈세를 낭비한 사건의 적절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는 말을 되풀이해왔다. 프랑스 검찰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정식 기소요부를 결정한다. 정식 기소될 경우 라가르드는 IMF 자리를 내놓아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녀의 측근들은 라가르드가 정식 기소되더라도 직무를 계속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성추문으로 물러난 전임 총재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에 이어 프랑스 출신 IMF 총재가 또 사법처리로 물러나는 만큼 프랑스 정부는 겉으로는 라가르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부 장관은 이날 “라가르드는 프랑스 당국과 저의 신뢰를 전폭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또 워싱턴 IMF본부의 게리 라이스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사진은 최근 이번 사안에 대해 몇차례 브리핑을 받았다”면서 “이들은 라가르드 총재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신임하고 있다”고 전했다.라이스 대변인은 또 라가르드 총재가 프랑스 법원 출석을 위해 스스로 면책특권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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