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증권사 '스몰캡 리서치' 차별화 작전

자사 PR 보고서 쓰고 삿갓 쓴 사진 담고

▲교보증권 스몰캡팀 사용설명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최근 중소형주 열풍 속에 증권사들이 스몰캡 리서치를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도 자사 PR 보고서를 내고 재미있는 사진을 담는 등 차별화를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9일 '교보증권 스몰캡팀 사용설명서'라는 리포트를 통해 자사 스몰캡팀의 성과를 분석했다. 최신 개봉작인 B급 코미디영화 '남자사용설명서'를 패러디한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스트래티지스트인 김형렬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향후 중소형주가 대형주 대안이 아닌, 주류가 될 것이기 때문에 스몰캡팀들의 분석능력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저금리 상황이지만 여전히 성장주에 대한 니즈가 있어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교보증권 스몰캡팀은 매출을 중심으로 성장모멘텀이 현실화될 수 있는지를 분석해 종목을 선택했다”며 “구성된지 2년이 조금 안됐지만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랭크되고 월 평균 21개 보고서를 내는 등 같은 사무실 동료지만 정말 열심히 일한다”고 평가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교보증권 스몰캡팀이 보고서를 낸 기업 160개 중 신규상장사를 제외하면 90% 가까운 기업이 코스닥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 중이다. '스몰캡 동양견문록', '스몰캡 대동여지도' 등 시리즈 보고서로 주목받고 있는 동양증권도 차별화의 선두주자다. 지난해 7월 제목에 걸맞게 애널리스트들이 여의도 공원에서 삿갓을 쓰고 찍은 사진을 리포트에 담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동양증권 리서치센터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은 갓쓴 선비차림의 사진을 '스몰캡 대동여지도' 리포트에 담아 화제를 모았다. 왼쪽부터 최현재·이병준·원상필·이상윤·오경택 연구원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 팀장은 “리포트를 재미있게 읽으라는 차원에서 사진을 넣었고 내실도 다지고 있다”며 “스몰캡 리포트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우리는 기업 유니버스를 만들어 분기에 한번씩 자료 업데이트를 하는 등 연속성있는 리포트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동양증권 스몰캡팀은 지난 2011년도 스몰캡 대동여지도에서 분석했던 90개 종목을 분기별로 업데이트해 벌써 7회차 리포트를 냈다. 지난해 6월 애널리스트 6명, RA 2명으로 세팅한 스몰캡팀을 출범시킨 삼성증권은 시작이 조금 늦은 만큼 더욱 열성적이다. 섹터 드리븐 전략으로 업종을 담당하던 연구원들이 중소형주를 분석하며 관련 산업에 대한 변화까지 체크해 월간 보고서를 낸다. 또 기업 유니버스를 만들어 중소형주 중에서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만한 종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 정부가 중소기업 정부를 표방하면서 코스닥 장세가 좋아져 각 증권사가 스몰캡분야를 후원하는 분위기”라며 “많은 곳들이 인원을 충원하고 좋은 성과물을 내는 등 스몰캡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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