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800만대 판매…베스트셀링 모델은 반토막
2013년형 아반떼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좀처럼 쉽지 않다. 내수부진과 수입차 공세라는 거대한 파도를 만난 국산차 브랜드들의 2012년 성적표 이야기다. 사상 최초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및 판매량이 800만대를 넘어서는 등 몸집은 커졌지만, '베스트셀링 모델'로 꼽히는 10만대 클럽 가입차량은 반토막났고 업체별 '자존심'으로 평가되는 플래그십 세단은 고급 수입차들에 밀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대대적으로 '국민차 띄우기' 프로젝트에 나섰던 현대차 아반떼는 내수 시장 1위자리를 차지했지만, 사상 최초 밀리언셀러라는 당초 목표는 추후로 미뤄야만 했다. 다만 기아차 K3 등 신차들과 부분변경 등 부활카드로 출시된 르노삼성의 뉴SM5 등은 당초 기대를 만족시키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ㆍ기아ㆍ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는 국내외 시장에서 총 819만8365대를 판매했다. 이는 사상 최대규모로 전년(775만9296대)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수출은 679만52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지만, 내수 판매는 140만3165대로 4.2% 줄었다. 사상 최대 생산실적을 달성했으나 경기 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줄고 수입차 공세가 거세지며 내수 시장 성적표에는 비상등이 켜졌다는 평가다.먼저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는 국산차 모델은 2011년 4개에서 2012년 2개로 '반토막'났다. 이른바 '10만대 클럽'에 속한 국산차 모델은 2010년 이전까지만해도 5~6종에 달했으나 최근 들어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린 차량은 아반떼와 쏘나타 등 2개에 불과하다. 그랜저와 기아차 모닝은 각각 17.7%, 14.7% 줄어든 8만8520대, 9만4190대에 그치며 '10만대 클럽'에서 미끄러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는 3000만~4000만원대 수입차가 쏟아지며 가격경쟁력이 떨어졌고, 모닝은 같은 회사에서 내놓은 경차급 신차 레이, 한국GM 쉐보레 스파크와 고객층이 겹치며 판매량이 줄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나마 10만대 클럽 수성에 성공한 아반떼와 쏘나타도 연간 판매량이 각각 15%, 0.1% 감소했다.각사 자존심으로 평가되는 플래그십 세단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과거 에쿠스가 독주하던 1억원대 플래그십 시장에 수입차 브랜드들이 집중 공세를 펼쳤기 때문이다. 기아차가 야심차게 선보인 K9은 출시 직후 1500대를 판매했지만 통상 '신차효과' 기간으로 평가되는 3개월여 후에는 800대, 700대, 500대, 400대선까지 떨어졌다. 현대차 에쿠스 또한 지난해 12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이기 전까지 부진을 나타냈다. 지난해 1~11월 에쿠스의 총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 감소했고,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직전인 11월 판매량은 390대선으로 연초 대비 60% 가량 급감했다. 한국GM의 알페온 역시 연간 판매량이 7008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30% 이상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 기간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렉서스 LS 등의 판매량은 소폭 늘거나 2~3% 감소하는 데 그쳐 대형 고급차 수요 상당 부분이 수입차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현대차 아반떼는 전년 대비 10만대 이상 늘어난 86만2000대로 2012년 최다판매 차종에 오르며 전차종 1위에 등극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내수 시장에서도 11만1290대를 판매하며 전사적인 '국민차' 프로젝트에 걸맞게끔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야심차게 추진한 국산차 최초 연간 글로벌 판매 100만대 돌파라는 밀리언셀러 등극의 꿈은 추후로 미루게 돼 아쉬움을 남긴다.극심한 내수 판매부진으로 임원이 교체되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진통을 겪었던 르노삼성자동차는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주력 차종인 SM5 디자인을 변경한 뒤 밀려드는 주문으로 10개월만에 잔업을 재개했다. 뉴SM5 출시 전 SM5의 내수 시장 월 판매량은 지난해 8월 1943대까지 떨어졌지만 같은해 12월에는 3902대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기아차 신차인 K3와 현대차 신형싼타페 등은 내수 부진에도 신차 효과를 누린 모델들로 꼽힌다. 신형싼타페는 출시 다음달인 6월에는 SUV로는 드물게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지난해 누계 실적 또한 전년 대비 160% 이상 늘어난 6만8382대를 기록했다. K3는 지난해 연간 판매목표인 1만9000대를 이미 11월에 넘어섰고, 12월까지 총 2만5000대를 판매돼 인기를 누리고 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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