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공사, 10조원 증액해 파격적 지원수출보험 요건 완화도 한몫올 2년째 무역 1조달러 돌파 기염FTA 등 호재 타고 저력 발휘[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참여한 365일짜리 '무역 달리기'에서 우리나라가 8등을 달리고 있다. 우리 앞에는 영국이, 뒤에는 이탈리아가 있다. 한국은 지난 9월 이탈리아를 처음으로 제치는 저력을 발휘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결승점에서 사상 첫 8강 테이프를 끊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002년 한국의 순위는 13위였다. 불과 10년 만에 순위가 5계단 껑충 뛰는 셈이다.올해는 세계 8강 진입 외에도 2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다는 데 우리 무역의 또 다른 의의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948년 정부가 수립된 지 63년, 1962년 1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워 수출 주도의 경제개발에 매진한 지 딱 50년 만이었다. 무역 1조달러는 국격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대외적으로 한국이 거대 선진 경제권에 진입했다는 신호이자 한국 제품에 대한 후광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상징적인 지표인 것이다.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닷새 늦은 시점에 낭보가 전해졌다. 지난 10일 오전 11시6분 우리나라 무역 규모는 수출 5128억달러, 수입 4872억달러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교역이 감소세라는 점에 비추면 2년 연속 무역 1조달러 달성은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살 만한 성과다. 주요 70개국의 교역은 지난 9월 현재 -3.7%를 기록 중이다. 1~9월 수출 증가율로 비교했을 때 독일은 -5.1%, 프랑스 -5.3%, 일본 -0.5%인 반면 우리는 4%대(1~10월)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2년 하반기 수출 실적과 지원 프로그램[자료 : 지식경제부]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이러한 성과의 주요 요인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적 활용 ▲중소기업의 약진 ▲신시장 개척 ▲수출 품목 다변화 등 크게 4가지를 꼽았다.미국과 유럽연합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로 인한 수혜 품목의 선전은 미국과 EU 시장에서 우리 무역을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대미(對美) 수출은 FTA 수혜 품목이 다수 포함된 자동차부품(14.8%)과 일반기계(21.4%) 등이 큰 폭 증가했다. 워낙 무관세 품목이 많아 FTA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가 없었던 전기전자의 수출은 19.7% 감소했다.EU 시장에서는 전체 무역 규모가 3.4% 감소했음에도 자동차부품(2.3%)과 석유제품(12.3%) 등은 수출 증가세가 확연했다. 또 EU 시장의 급격한 침체에 대한 대안을 아세안과 중동 지역에서 찾은 전략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11월 현재 아세안(10%)과 중동(13.8%) 지역 수출은 10%대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시장 뿐 아니라 수출 품목 역시 다변화 전략을 꾀했다. 석유제품ㆍ자동차ㆍIT 등 주력 품목 외에 전자응용기기ㆍ중전기기ㆍ화장품ㆍ고무제품 등 새로운 효자 품목의 약진이 두드러졌다.정부 주도의 수출 부양 정책 뒤에는 무역 1조달러 수성을 위한 숨은 공신도 있다. 무역보험공사(K-sure)는 정부의 하반기 수출 확대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총 7회(19건)의 세부 대책을 수립했다.올해 비상경제 지원 목표는 당초 190조원에서 200조원으로 확대했다. 증액한 10조원은 중소ㆍ중견기업(1.8조원), 중장기(1.1조원), 재판매(6.3조원), 신흥시장(0.8조원) 등에 투입되고 있다. 10월 말 현재 지원 예정 금액의 90%가 공급됐다. 전략적 특수 시장에는 아세안 10개국과 중동 10개국을 지난 8월 추가, 총 86개국에 대해 무역보험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특히 K-sure는 우리 수출의 허리인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올해 11월까지 지원액은 2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의 18조9000억원보다 증가했다. 또 8~12월 한시적으로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해 해외 신용조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고 한도 책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중소기업 플러스 보험 요건을 완화했다. 1~11월 지원 실적은 267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의 1886억원 수준을 넘어섰다.또한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관련,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단기수출보험에 대한 마케팅 및 이용 요건 완화로 중소ㆍ중견기업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이 분야 지원 실적은 1조원을 돌파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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