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의 역설···생보사 건전성 역대 최고

금리 하락에 채권 평가이익 오히려 상승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저금리가 대형 생명보험사 '빅3'의 건전성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금리 하락이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현상이다.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국내 대형 생보 3개사의 RBC(위험대비자기자본) 비율은 3월말 보다 일제히 상승했다.삼성생명은 유일하게 400%를 넘긴 428.3%를 기록했다. 3월말 RBC 비율은 386.3%였다. 교보생명은 247.1%에서 264.2%, 한화생명은 224.3%에서 248.2%로 뛰어올랐다.이들 보험사의 9월말 RBC비율은 지난해 6월 산출해 적용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RBC비율은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것으로,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총 조정자본과 필요자본액 간 비율을 말한다. 즉 일시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가를 판단하는 잣대다.생보사의 RBC 비율이 최고 수준을 기록한데는 저금리 기조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수단으로 비교적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데 최근 금리가 낮아지면서 채권 평가이익은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유주식의 주가와 채권 평가이익이 오르면서 자본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올 여름 생보사 시장을 강타한 즉시연금도 RBC 비율 상승에 기여했다. 가입 증가로 자금유입이 많아지면서 순익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다시 건전성 강화로 이어졌다는 얘기다.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올 상반기(2012회계연도 4~9월)에 거둬들인 즉시연금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85.8% 늘어난 2조6952억원에 달했다. 양사 수입보험료 증가액 3조2698억원의 82.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업계에서는 내년의 경우 RBC 비율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RBC 산정방식이 엄격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한편 대형 손해보험사에서는 상승과 하락이 엇갈렸다. 현대해상은 209.4%에서 221.8%로 올랐으며 메리츠화재는 176.1%에서 187.0%로, 동부화재는 261.8%에서 263.6%로 소폭 상승했다.반면 삼성화재는 449.1%에서 439.6%로, LIG손해보험 역시 205.8%에서 192.5%로 떨어졌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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