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우리은행장의 맞춤형 서민금융 상담기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이 부장, 좀 더 낮은 금리로 대출해 드릴 수 없나? 2%보다 더 깎아드리게."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상담 창구에 앉아 상담 신청자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며 거듭 대출 금리를 우대해 적용하자는 말을 했다. 이 행장 옆에 있었던 서민금융 담당 실무자들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30일 우리은행 4층 강당에서 실시한 '맞춤형 서민금융상담' 행사에서는 이순우 우리은행 행장이 직접 대출 상담석에 앉았다. 이날 이 행장에게 직접 대출 상담을 받은 경기도 산본에서 온 좌연희(가명, 43)씨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상담을 마쳤다. 좌씨는 피아노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연소득 2000만원의 자영업자로 학원에서 쓸 피아노 교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 상담을 신청했다. 좌씨는 "원래 8% 정도의 금리로 대출을 받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내 신용등급으로 받을 수 있는 금리인 9.5%에서 행장님이 2%나 더 낮은 7.5%를 제시하니 기분이 좋다"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이 공동으로 개최한 맞춤형 서민금융상담 행사는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과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신용회복위원회, 소상공인진흥원 등 15개의 기관에서 전문가가 나와 새희망홀씨 등 서민대출, 자영업자대출, 전환대출 및 신용회복지원 등에 대해 1대 1 개별상담을 했다. 서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금융강연도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은평구의 민인숙(가명, 64)씨는 월소득 100여만원으로 현재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고 나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상담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민씨는 우리은행이 주관하는 2번 창구에서 새희망홀씨 대출에 대해 상담을 받고 연달아 자리를 두번이나 옮겼다. 민씨는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해 한자리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하지만 은행 창구에서 받는 상담 이상의 정보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용산구 강민숙(가명,50)씨는 "상담 내용이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많고, 형식적이라 실질적인 도움을 얻지 못했다"며 "15개나 설치된 부스를 얼마나 떠돌아야 할지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원스톱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상담 내용이 서민들을 위해 쉽게 마련된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이다.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행사 시작 인사말을 통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을 위해 몇년 전부터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지만 막상 내용을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행사로 서민들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노미란 기자 asiaro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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