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자료 : Yahoo Finance)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애플이 역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를 두고 벌써부터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애플의 아이폰5는 일부의 부정적 평가에도 사전주문 24시간만에 200만대가 팔리고 출시 1주일만에 1000만대 판매 예상이 나오는 등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 21일 뉴욕 나스닥 마감에서 주당 700.09달러를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은 6562억7000만달러다. 닉 빌턴 뉴욕타임스(NYT) IT전문 칼럼니스트는 23일 “애플의 주가가 지금 추세대로 상승을 이어간다면 오는 2015년 4월9일 오전 11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몇몇 과감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1년 안에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시장분석업체 메타마켓의 마이클 E. 드리스콜 대표는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두 ‘쌍끌이’ 성장동력을 앞세워 가파르게 달려 왔지만, 애플이 지금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1조달러 돌파 시점이 2015년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었다.과연 1조달러 돌파가 가능할 것인지,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리겠지만, 지금 애플의 기세가 감히 맞서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한다.단 10년 전까지만 해도 애플은 단지 전문가용 고가 컴퓨터를 만드는 기업일 뿐이었다. 그러다 2001년 휴대용 음악재생기 ‘아이팟’ 시리즈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해 이제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셋톱박스, 온라인 콘텐츠마켓에 이르기까지 전자산업계의 전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경쟁사인 노키아·소니·리서치인모션·델·휴렛패커드는 입만 벌린 채 애플이 자신들의 안방을 점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애플의 주가가 오를 때마다 경쟁자들의 주가는 급전직하했다.BTIG리서치의 발터 피에치크 애널리스트는 “확실히 애플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종류의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90년대 말 노키아 역시 거침없이 성장했고 아무도 감히 도전할 엄두를 못냈지만, 지금 어떻게 됐는지 보라”고 덧붙였다.노키아처럼 애플의 신화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시가총액 1조달러 고지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드리스콜 대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MS는 지난 1999년 12월 당시 역대 최대기록인 시가총액 6163억달러를 찍었지만 이후 미끄러졌고 지금은 2610억달러에 머무르고 있다.반면 찰스 S. 월먼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그때의 MS와 다르다”면서 “MS가 정점에 올랐던 2000년은 ‘PC 혁명’이 20년째 이어진 시기였지만 지금의 ‘스마트폰 혁명’은 이제 겨우 5년이 지났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애플이 아이패드처럼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또다시 창출해 내지 않더라도, 지금의 매출 증가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IHS 아이서플라이 등 IT업계 분석업체들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전세계 태블릿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올해 4분기에만 4500만대의 아이폰을 팔아 지난해 같은기간 3700만대 기록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월먼 애널리스트는 “처음 자동차가 발명됐을 때 사람들은 단순히 말의 대체용으로 여겼지만 이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거대한 혁명의 시작이었다”면서 “지금 우리는 기술 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으며, 바로 애플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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