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기관장들 '이렇게 심각할 줄이야?'

【수원=이영규 기자】'김희자ㆍ박명순ㆍ손원희' 지난 12일 열린 경기도의회의 경기도 업무보고에서 논란이 된 경기도 산하기관장 또는 사무총장들이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측근이거나 새누리당과 관련 있는 인물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도의회는 이날 이들 3개 기관장의 자격 및 임용과정의 부적절성과 수장으로서의 '자질 논란' 등을 문제 삼아 특위 구성 또는 대질면담을 추진키로 했다. 또 일부 상임위는 업무보고를 '보이콧'했다. 강득구 의원은 이날 경기도청소년수련원 업무보고에서 "(김희자 원장이)김문수 지사가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나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개인 SNS에 올리고 유세장에 동참하는 등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했다"며 "이는 원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서 임원의 품위를 손상한 것으로 해임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원들은 김 원장이 고령(70)에도 불구하고 지난 4일 3연임한데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천영미 의원은 "(수련원)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후임자 추천을 위해 추천위는 후보자를 공개모집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됐다"며 "더욱이 추천위 회의에서 공정성을 가져야 할 (수련원)사무국장이 연임 지지 발언을 한 것도 문제"라고 원장 선임의 원천 문제를 제기했다. 천 의원은 나아가 "김문수 지사의 합동연설회에 공공기관의 장이 2차례에 걸쳐 휴가를 내면서까지 쫓아다닌 것은 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는 행위이자 해임 사유"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임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진행된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업무보고에서는 박명순 원장의 부적절한 발언 등 자질 시비와 '모르쇠 답변' 그리고 공무국외여행상 절차 미이행, 도청 여성가족국의 산하기관 관리부재 등에 대해 도의원들의 집중 질책이 쏟아졌다. 윤은숙 의원은 박 원장이 각종 행사에서 발언한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다 ▲경기도민들은 그래서 이런 것을 할 줄 모른다는 등 비하발언 ▲여자들은 군대에 안 다녀와서 광복절 의미를 모른다 등의 발언에 대한 진위여부를 캐물었다.  박 원장은 이에 대해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했다. 천영미 의원은 "(박 원장이) 올해 8월 월간회의에서 성폭력 문제는 성매매 업소가 없어서 그렇다고 30여명의 직원을 모아놓고 이야기했다는데 사실이냐"며 "이날 회의에 참석한 30명 직원들의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도 박 원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강득구 원장은 박 원장의 연구원 운영의 소통 부재와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질부족 등을 거론했다. 그는 우선 "연구원의 절반에 가까운 8명의 연구원들이 무기명이 아닌 기명으로 박 원장과 관련된 투서를 냈다면 이것은 연구원에 정말로 심대한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강 의원은 또 "공무원이 공무국외여행을 할 때는 반드시 1개월 전에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박 원장은 지난 8월 일본 교육행사에 참석하면서 이를 어겼다"며 "항공마일리지도 도에 반납하도록 돼 있지만 이마저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산하기관 관리 감독기관인 도 여성가족국의 무책임한 행태를 질타했다. 그는 나아가 "박 원장이 다문화 관련 연구논문을 경인여대 3명과 공저형태로 냈는데,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으로서 연구원들과 함께 논문을 낼 생각은 왜 안해봤느냐"고 반문했다.이재준 의원과 염동식 의원 등 상당수 의원들도 박 원장의 모르쇠 등 답변 태도를 지적하고, 향후 특위 구성 등을 추진해 진위여부를 따지기로 했다. 또 박 원장 발언의 진위여부를 따지기 위해 연명 투서한 연구원 8명과 대질도 추진키로 했다.특히 이날 박 원장과 관련해서는 '겸직' 논란도 불거졌다. 의원들은 현재 박 원장은 경인여대 510호실에 연구실을 두고 있다며 이는 겸직을 금지한 원장 채용 기준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애초에 원장을 뽑을 때 상근직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겸직은 원칙적으로 안된다"고 답변했다. 그런가하면 도의회 경제투자위원회는 손원희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 임명의 부적절성을 문제 삼아 이날 업무보고를 '보이콧'했다. 손 총장은 김 지사 비서실장 출신으로 지난 6월 김 지사의 대선캠프 합류를 위해 퇴직했으나 지난 5일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으로 복귀했다. 도의원들은 "손 사무총장이 도 계약직에서 물러나 김문수 지사의 대선 경선을 도운 뒤 다시 산하 기관 사무총장으로 채용된 것은 회전문 인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도의회를 경시한 처사로 좌시할 수 없다며 이날 업무보고를 보이콧했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이영규 기자 fortun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