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삼성가 이서현, 환상의 기부 '짝꿍'

박용만 회장 고아원 의류지원 요청해 이서현 부사장 흔쾌히 응해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착한 마음에 축복이 있길 빕니다."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외된 이웃돕기에 기꺼히 동참해 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에게 덕담을 건냈다. 박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의류사업을 접기 전부터 추진하던 고아원 의류 기부 활동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 이 부사장에게 SOS를 쳤다. 이 부사장이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지원할 뜻을 밝히면서 의류기부활동의 명맥은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양 재벌가의 따뜻한 대화는 벌써부터 재계 미담으로 자리잡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7일 트위터에 "의류사업을 접고 나니 가을이면 애들 옷땜에 아쉽다"며 "염치불구하고 올해도 예전엔 죽어라 경쟁하던 제일모직 이서현 부사장에게 또 부탁을 하니 두말없이 앞으로 알아서 계속 꿈나무마을 애들 옷을 주신단다. 착한 마음에 축복이 있기를 빕니다"고 남겼다. 올해도 박 회장은 지난해와 같이 고아원 아이들을 위해 이 부사장을 찾았다. 그의 표현대로 '염치불구하고 죽어라 경쟁하던' 이 부사장에게 또다시 의류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이 부사장이 '두말 없이' 올해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박 회장의 별도 요청이 없어도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박 회장이 감동했고, 이 감동이 덕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10년 랄프로렌의 폴로 직진출로 라이선스 사업을 접기 이전까지 매년 가을이면 국내 고아원 아이들에게 폴로키즈 3000벌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두산이 의류사업을 접으면서 지난해부터 박회장의 지원활동에 발목이 잡혔다. 박 회장이 폴로 한국법인 측에 요청했으나 의류기부를 거절당한 것. 박 회장은 이후 경쟁관계에 있었던 이 부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부사장은 박 회장의 이같은 요청에 응했고 제일모직은 자사 대표 브랜드인 빈폴키즈 3000벌을 지원했다.박 회장은 지난해 10월5일 자신의 트위터에 "의류사업을 할 때 매년 가을에 3000벌 정도의 재고 옷을 아이들에게 보냈었는데 미국회사에 사업을 팔고나니 한마디로 못주겠단다"라며 "죽어라 경쟁하던 제일모직에 부탁하니 이서현 부사장이 두 번 묻지도 않고 흔쾌히 주시겠단다. 코끝이 찡하게 고맙다"라고 답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쟁관계에 있던 회사가 추진하던 사회공헌사업의 바통을 이어 받아, 지원하는 것은 결정하기 힘든 경영판단"이라며 "경제 민주화 등으로 시끄러운 요즘, 훈훈한 재계의 미담으로 회자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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