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잘나가지만...배터리 업체는 '고민'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 등의 실적이 급증하자 배터리를 공급하는 와 LG화학의 실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인한 수혜가 배터리 업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휴대폰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에 비해 배터리 성능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결실을 빠르게 누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를 만들어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공급하는 삼성SDI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1조47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9억원으로 6%가량 감소했다. 삼성전자에서 휴대폰을 담당하는 IM사업부의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조원과 4조1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145%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의 수익이 크게 좋아졌지만 정작 배터리를 생산·공급하는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 2차전지를 만들어 LG전자와 애플 등에 공급하는 LG화학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LG화학 전지사업 부문의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0%, 60% 가량 올랐지만 이는 소형 2차전지가 아닌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대형 2차전지 판매 증가 덕이다.스마트폰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어도 배터리 공급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기술개발 속도 차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년 동안 휴대폰은 계속 진화해 왔지만 배터리 기술 개선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뎌 판매 수량이 늘어났어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휴대폰은 최근 2~3년 사이에 기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등 급속도로 기술이 발전해 가격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의 실적 증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기존 피처폰에서 사용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가격 변화가 거의 없다. 고가의 스마트폰이 많이 팔린다고 해서 배터리 공급회사의 실적개선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까닭이다. 2차전지 업체들이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대체전지로 사용하려고 개발해왔던 연료전지의 상용화가 늦춰지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다. 크기가 한정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용량을 높이고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는데 빠른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라 전지업체들은 대체전지 개발을 해왔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대체전지가 언제 휴대전화에 쓰이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국내 2차전지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LTE 스마트폰이 크게 인기를 끌고 3G 스마트폰이 사양길에 접어드는 등 휴대전화 기술 개발 속도가 매우 빠른데 비해 2차전지 배터리의 경우는 매년 10% 내외의 기술 개선이 이뤄진다”며 “기술개발 속도의 한계와 대체전지 개발 지연 등으로 2차전지 업체들이 스마트폰 보급의 수혜를 빠르게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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