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골든벨에 참여한 학생들이 스케치북을 들고 정답을 확인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전남지역 중학교 분교에서 전교 1등을 달렸다. 그런데 '예스터데이(Yesterday)'를 읽고 쓸 줄 몰랐다. 삼성 드림클래스 캠프에 참가한 한 학생의 사연이다.이 소식을 접한 삼성 그룹 소속 해외변호사 21명이 생활영어를 들려주겠다고 자원하고 나섰다. 서울대학교 열린 삼성 드림클래스 여름캠프에 참가 중인 전남 읍면도서 중학생에게 영어회화 특강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 미국, 중국, 독일 등 소속 국가 업무처리에 분주한 변호사들이 영어 사교육 혜택과는 거리가 먼 아이들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변호사들은 90~120분에 이르는 특강 시간동안 아이들이 최대한 영어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 준비에 심사숙고했다. 2~3명이 한조를 이뤄 영어골든벨 퀴즈, 영어 발음 교정, 영어 노래 배우기, 영어의 중요성에 대한 강연 등 동료끼리 머리를 맞대 아이디어를 짜냈다. 김종연 삼성 SDI 수석변호사는 "동료들과 2시간 전에 미리 만나 오늘 수업할 내용을 시뮬레이션 했다"며 "퀴즈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문제를 만드느라 중학교 영어 교사의 자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골든벨 영어 퀴즈 게임이 한창인 서울대학교 강의실. 유창한 영어 발음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자 영어 회화 수업이 처음인 아이들은 단어 하나하나에 귀를 쫑긋 세우며 들었다. "미국의 수도는 어디 인가요". 다소 쉬운 질문에 "아~"하는 아이들의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미국이 달 착륙에 성공한 연도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어렵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힌트를 달라고 멘토 교사에게 슬쩍 SOS를 치는 학생도 있었다. 교실 앞쪽에는 PPT 화면을 크게 띄워놔 영어 듣기에 능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문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특별 강연도 진행됐다. 이날 특강에 참여한 변호사들 전부 해외에서 학위를 따는 등 세계무대에서 영어의 중요성을 실감한 당사자들이다. 이러한 경험에 기반한 강의 내용이 아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에드워드 전 삼성물산 건설부문 차장은 변호사가 되기 위한 과정과 '변호사란 이런 것이다. 업무는 이렇다' 등 본인의 업무와 해외출장 경험담을 들려줬다.구례여자중학교에 재학 중인 곽예림 학생은 "힘들게 공부해 변호사가 된 분들을 직접 보니 더 열심히 공부해 꼭 꿈을 이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영어 특강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영어 발음을 교정해 주는 수업 현장. 'KISS'라는 단어가 나오자 아이들이 키득거리며 쑥스러워했다. 앞에 선 변호사가 아랑곳 않고 'KISS' 단어를 장단음을 구분해가며 발음했다. 아이들은 실생활에서 자주 접한 단어인 만큼 어려워하는 기색 없이 열심히 따라했다. 구세영 삼성그룹 준법경영실 과장은 "영어 회화 수업이 처음인 아이들이 대다수라서 재미와 흥미 위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노력했다"며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위해 단어 선정에 각별히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김종연 삼성 SDI 수석변호사는 "비록 3주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고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미래 삼성에서 함께 근무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김민영 기자 argu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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