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부가 '그리스 쇼크'로 출렁이는 금융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럽의 정치·경제 상황에 맞춰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손질하고, 깐깐한 자산 건전성 심사(스트레스 테스트)도 벌이겠다고 했다. 필요하면 시장 안정조치에 나선다는 언급도 있었다. 투기 성격의 원화매도세가 포착되면 시장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해 경제의 기초체력을 믿어달라고 시장참가자들을 달랬다. 신 차관은 그러면서도 "유럽 재정위기는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어 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의 연정 구성 실패로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요동쳤던 국내 금융시장은 일단 안정된 모습이다. 17일 오전 주가는 강보합세를 나타냈고, 달러화는 소폭 내린 수준에서 거래됐다. 전날에는 아시아 증시가 1~3% 급락했고, 특히 국내 시장의 변동폭이 컸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58포인트 떨어진 1840선으로 밀렸고, 원달러 환율은 11.6원 급등한 1165.7원까지 치솟았다. 연고점(1166.3원)을 넘보는 수준이다. 정부는 현 상황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나 2011년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됐을 때보다는 나쁘지 않다고 보지만, 사태 급변이나 장기화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은 이런 점을 고려해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벌이고,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절하기로 했다. 하지만 거시정책 방향을 틀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 차관은 "현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위축되지 않도록 투자나 일자리 중심의 미세조정(파인튜닝)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박연미 기자 chang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