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취직·학자금 대출 어려워요'…김석동에 쏟아진 대학생들 '불만'

영남대 학생들과 '캐주얼 토크'…장학금·창업 등 문제 거론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금융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실제로 은행 영업에서 외국어가 쓰이는 일이 거의 없는데도 토익(TOEIC) 커트라인이 800점이나 된다. 시내 안에 있는 은행에서는 그 아래로는 서류도 내지 못하게 한다.""학자금 대출이 졸업 후에는 이자가 복리로 붙게 되어 있어 원리금 부담이 크다. 2010년부터는 무조건 취업 후 상환방식만 선택할 수 있어 일반상환을 원하는 학생들의 '선택의 자유'도 제한하고 있다."금융위원회가 20일 영남대 캠퍼스에서 마련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대학생간 '캐주얼 토크'에서 대학생들이 털어놓은 불만들이다. 취업, 학자금 등 요즘 대학생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그대로 드러났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이라는 한 학생은 취업난으로 인해 대학생활에서의 자유가 희생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학에서 사람들도 사귀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학점을 올리지 않는 저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며 "현실적으로 취업난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실제 영업현장에서는 쓰이지도 않는 토익 점수가 취업의 척도가 되고 있는 현실도 지적했다. 그는 "선배들에게 물으니 토익점수는 현장에서 전혀 쓰이지 않는다고 들었지만, 실제로는 토익 점수가 800이상이어야만 금융권 취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정부의 창업 지원 조건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창업 2년차라는 이 학생은 "창업 후 1년간 초기는 대부분 사업정착 때문에 정신이 없다"며 "정신을 좀 차리고 자금지원을 해보려고 하면 이미 다 지원기간이 지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생 학자금 대출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학생은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의 상환 방식이 '졸업 후 상환'으로 굳어져 '일반상환'을 원하는 학생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졸업 후 상환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형제가 똑같이 장학금을 신청했는데 아르바이트 때문에 장학금 액수가 달라진 사례가 학내 게시판에 올라왔다"며 "한 명은 개인과외를 하고 있어 소득신고가 잡히지 않은 반면, 다른 한 명은 4대 보험에 가입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수입은 훨씬 낮은데도 장학금을 적게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울분도 터져나왔다. 한 학생은 "최저 시급에 못 미치는 시간당 2000-3000원짜리 아르바이트가 많다"며 "대부분 작은 가게들이라, 신고도 하지 못하고 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학생들의 지적에 대해 "현 세대가 IMF 전 세대보다 취업 현장에서 더 불이익을 받고 차별을 받는다"며 곧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옛날 사업을 했다가 실패했던 본인의 사례를 거론하며 젊은이들에게 실패에 굴하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78년 초긴축때 사업이 어려워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34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지금 상황이 훨씬 좋다"며 "젊음의 자신감이 꺾여선 안된다. 모든 것을 해 볼 수 있는 나이"라고 충고했다. 또 서민금융인 '미소금융'을 통해 대학생 학자금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미소금융재단에서 20%가 넘는 고금리 학자금에 대해 저금리로 전환대출을 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원규모는 총 2500억원이다. 이밖에도 대학생들을 위해 300만~500만원 규모의 소액대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전에는 미소금융이 자영업자만 도왔는데, 이제는 대학생들도 소액이나마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며 "우리나라의 미래 경제는 여러분 같은 사람들에게 달려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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