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철 내정자에 업계 기대반 우려반

내정 소감 질문에 이계철 '조심스럽다'

이계철 방통위원장 내정자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 심나영 기자]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는 15일 "아직까지는 조심스럽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데 대한 소회를 이같이 담담히 털어놨다. 그는 통신 전문가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서도 "그 같은(통신 전문가라는) 생각은 업계 얘기고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현안이 산적한 정보통신 산업의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위기에 처한 방통위의 구원투수로 나선 이 내정자에 대한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평소 꼿꼿한 소신으로 '독일병정'이라는 별명을 얻은 업무 스타일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정보통신 전문가 역할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인사가 이뤄졌다는 시각도 있다. 통신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통신전문가가 규제기관 수장으로 오니 다행스럽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초기 정통부 차관과 KT 사장 등을 두루 거친 경험을 높이 산 것이다.정보통신 현안에 대한 이 내정자의 혜안은 정평이 나 있다. 2000년대 초 KT 사장 재직 시절 3세대(3G) 이동통신 모델 도입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일화가 대표적이다. 당시 2가지 대안이었던 유럽식(비동기식ㆍWCDMA), 북미식(동기식ㆍCDMA2000) 중 정부는 북미식을 강하게 밀여붙였지만 이 내정자는 유럽식을 고수했다. 결국 KT(당시 KTF)는 유럽식을 채택했고 LG유플러스(당시 LG텔레콤)에게 넘어간 북미식은 6년 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업계 관계자는 "돌이켜보면 당시 3G 이동통신 규격에 대한 이 내정자의 선택이 현 이동통신 업계의 순위를 결정지은 셈"이라며 "중장기적 발전 토대 마련을 요구하는 정보통신 업계의 목소리와 이 내정자의 통찰력이 접목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전했다.반면 특정 사업자와 막역한 관계는 리더십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내정자는 5년(1996년~2000년)간 KT 사장을 역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규제, 인ㆍ허가 기능을 갖춘 방통위 수장이 특정 기업과 인연이 있는 것은 이 내정자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심나영 기자 sn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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