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기관·외국인이 더 설쳤다

개미들만 정치 이슈 기웃거리는 줄 알았는데..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정치테마주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기관과 외국인조차도 정치테마주 단타매매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전적으로 개인이 테마주의 극성을 부추기고 있다고 인식돼 왔지만 기관과 외국인까지 가세해 테마주의 주가 급변을 연출한 셈이다.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정치테마주가 된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지난해 꾸준히 외국인들이 사고팔았지만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9월부터 거래 규모가 급격히 확대됐다. 정치테마주로 부각되기 이전에는 외국인의 순매수와 순매도 규모가 10억원 대를 넘어서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양상이 완전히 변했다. 지난해 12월 외국인들은 안철수연구소에 대해 13일 동안은 순매수, 15일 동안은 순매도하며 단타매매 행태를 나타냈다. 기관 역시 12월부터 거의 매일 안철수연구소를 매매했다. 14일 동안 팔았고 13일 동안은 사들이며 전형적인 단타매매에 나섰다. 이 기간 개인은 127억원, 기관은 3억3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31억원을 순매도했다. 대표적인 박근혜주로 꼽히는 아가방컴퍼니 역시 최근 들어 기관들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1월 이후 기관들의 매수 또는 매도 움직임이 뜸했으나 12월 들어서며 부쩍 사고팔았다. 지난해부터 이달 10일까지 기관이 아가방컴퍼니를 매매한 날은 총 75일로 이 가운데 26일이 12월 이후에 집중됐다.특히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에 대해 긴급조치권 발동 등 강력한 제재 의사를 밝힌 지난 9일 관련주들이 폭락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이들 종목에 대해 나란히 저가매수에 나서 당국의 경고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테마주인 비트컴퓨터의 경우 이날 외국인은 매도에 나선 개인이 내다판 것을 모두 쓸어담았다. 개인이 1030만원어치를 팔았고 외국인은 1028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안철수연구소 역시 이날 개인은 팔고 외국인과 기관이 이를 사들였다. 개인이 69억9000만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7억2100만원, 2억5000만원을 순매수했다. 아가방컴퍼니도 개인이 5억9900만원어치를 판 가운데 외국인이 5억원, 기관이 9200만원을 사들이며 안철수연구소와 같은 매매 흐름을 보였다. 문재인 테마주인 바른손은 개인이 1900만원어치를 팔았고 외국인은 4500만원어치를 담았다. 정치테마주에서는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으로 높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규모는 크지 않다. 그러나 정치테마주의 주가 급등락으로 개인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마저 단타매매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치테마주의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뒤늦게 뛰어들어 결국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마저 정치테마주 단타매매를 한다면 개인들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한편 금융당국의 거래정지 검토 등 강력한 제재 의사에 전일 급락했던 정치테마주는 12일 일제히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3% 넘게 상승 중이며 아가방컴퍼니는 2%, 비트컴퓨터는 1% 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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