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갈등 또 촉발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조원 분신사태가 일파만파다. 회사측은 경찰조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측은 책입자 처벌을 주장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조의 성명서대로 엔진사업부 조업이 중단되면 엔진 공급이 끊겨 울산공장 전체 생산라인이 조업차질을 빚게 된다.현대자동차와 현대자동차노조에 따르면 지난 8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조원 신모씨가 분신을 시도해 경찰수사가 진행중이다. 신씨는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부산 하나병원에서 치료중이나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노조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한 회사측의 구체적인 답변시한을 통보했다. 답변시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완성차 노조 전체회의를 갖고 앞으로 구체적인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과도한 현장지시에 항의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며 "명백한 사측의 책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측은 노조의 공식입장과 일방적인 통보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고위 임원은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회사측이 먼저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회사측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고 말했다. 회사와 노조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파업사태에 이어 지난해 유성기업 파업사태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김지희 현대차 노조 대변인은 "노조가 제시한 6가지 요구안이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오는 10일부터 엔진사업부 조업을 중단하고 이를 전사업장으로 확대해 갈 것"이라며 관련 책임자 엄중 처벌, 현장탄압 대책, 대표이사 공개사과, 공장혁신팀 해체 등을 6가지 요구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회사측은 신씨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는만큼 파업의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나 불이익을 받은 사실이 없어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다"며 "명분없이 파업을 진행한다면 결국 노조측의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감사'와 신씨 '메모'=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회사가 신씨의 활동을 통제했던 것이 분신사태로 이어졌다"며 지난 7일 신씨가 컴퓨터에 남긴 메모를 공개했다. 이 메모 내용대로라면 신씨는 지난 4일 회사 고위 간부에게 의견서를 보내 엔진품질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신씨의 의견을 참작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답변한 이후 엔진사업부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는 현대차 감사팀이 맡았다.감사가 시작된 이후 공장 관리자들의 작업현장 통제가 심해지면서 신씨와 관리자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노조 관계자는 "신씨가 지난 7일 엔진사업부 매암공장의 조립라인 옆 간이테이블에서 김모 조장과 대화하던 중 최모 부서장이 작업장을 이탈하지 말라고 통제해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회사측의 해석은 다르다. 현대차 내부 고위 관계자는 "작업장 직원들이 평소 특근을 신청해 놓고도 특근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감사 이후 이같은 사실이 지적돼 '근무지 이탈자제'요구를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분신과 명확한 인과관계를 설명하기에 부족한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다만 양측 모두 신씨의 메모 내용과 엔진사업부 품질문제와 관련한 의견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현대차 내부관계자는 "신씨의 의견서 제출 이후 감사하는 과정에서 내부 직원들과의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며 "노측과 사측 모두 신씨의 분신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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