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쇼핑객이 英 복싱데이에 명품 '싹쓸이'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영국이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되는 최대 '폭탄세일' 시즌을 맞이한 가운데 중국인들이 싹쓸이 명품 관광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영국·호주·캐나다 등 영연방 국가의 백화점과 상점들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이른바 '복싱데이'서부터 대대적인 연말 세일에 들어갔다.첫날인 26일 새벽부터 나와 추위에 떨며 앞자리에서 백화점·상점이 문 열기만 기다리던 쇼핑객 가운데 상당수는 할인 명품을 쓸어담기 위해 건너온 중국인들이었다고 일간 더 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더 타임스는 기사와 함께 개점을 기다렸다 앞다퉈 매장으로 달려 들어가는 쇼핑객들의 사진까지 실었다.영국 런던의 유명 명품 백화점 셀프리지·해러즈 등은 중국인 쇼핑객들이 몰려들자 카드 사용 한도를 완화하고 중국어 구사가 가능한 점원까지 매장에 배치했다. 게다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명품 매장의 재고를 확보하고 단체 관광객을 데려온 여행사에는 커미션을 지급하기도 했다.일부 숙녀복 전문 매장들은 개장 시간을 새벽 5~6시로 앞당겼다.런던 도심의 600여 개 상점을 대변하는 뉴웨스트엔드는 "중국 쇼핑객들이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중국인들의 싹쓸이 열기는 대단했다.130개 명품 매장이 늘어선 옥스퍼드 인근 비스터빌리지의 경우 상점들이 추가 할인 판매를 단행하자 주차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쇼핑객이 북적댔다.영국 내 중국인 모임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는 토머스 챈은 "영국와 달리 중국에는 아울렛 매장이 없어 이들에게는 매우 특별한 쇼핑 기회"라며 "영국에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 12만명도 쇼핑객의 일부"라고 말했다.그는 "중국의 '한 가구 한 자녀 정책' 때문에 영국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부모로부터 재산을 몽땅 물려받을 이들"이라며 "이들에게는 상당한 구매력이 있다"고 전했다.영국은 물론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에서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을 복싱데이로 부르며 국가 공휴일로 지정해놓고 있다.이는 빅토리아 시대(1837∼1901년)에 부자들이 크리스마스 다음날 고기·와인 등을 상자(box)에 담아 가난한 사람이나 하인에게 건넨 풍습에서 유래됐다.요즘은 집배원·환경미화원 등 한 해 동안 궂은 일을 도맡아 해준 이들에게 선물하는 관습으로 남아 있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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