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중-북 국경이 '사실상' 폐쇄됐지만 양국을 오가는 물류 운송과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유지되면서 북한 경제의 '숨구멍'은 여전히 열려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 22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민간인의 국경 출입을 금지한 이후 중국 투먼, 훈춘, 단둥 등 중-북 국경 지역에 일반 사람들의 이동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물건을 가득 실은 트럭과 미니버스의 이동은 계속 포착됐다.단둥의 한 중국인 국경 경비원은 "21일 무역 상인들의 이동은 제한됐지만 물류 교류는 지속됐다"면서 "모든 것이 중단됐던 김일성 사망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WSJ은 중-북 국경지대가 위기시 북한 주민들의 탈출 창구가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경제 생명선(economic lifelines)'으로 각종 구호물자들과 자원 이동의 핵심 통로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지역의 완벽한 통제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WSJ은 국경 지대의 민간인 교류가 통제된 것을 두고 북한이 28일 열리는 영결식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김 위원장의 뒤를 이어 북한을 이끌 후계자 김정은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이 혼란한 상황에 내부 단속을 강화해 북한의 통제력을 높이려 하는 속내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개성공단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이후 엄숙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이 북한의 사정을 고려해 조업 시간을 단축하는 것 외에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4만9000명의 북한 근로자들은 개성공단에서 일을 하면서 다른 북한 근로자들보다 더 많은 월급과 각종 혜택들을 누리고 있는데, 김 위원장의 사망도 이들의 경제 활동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개성공단에서 WSJ 기자와 만난 한국인 H씨는 "여기에 있으면서 돈의 힘이 이렇게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김 위원장 사망 이후에도 개성공단은 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다"고 말했다.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또 다른 한국인 K씨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인들이 진짜로 슬퍼서 눈물을 흘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많은 북한 근로자들이 어쩔 수 없이 거짓 눈물을 흘리며 슬퍼보이도록 연기하는 것을 봤다"면서 "우리도 이러한 상황을 알기에 평소에 하던 농담들을 자제하며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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