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검찰 앞에 선 최태원 회장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재계 서열 3위 SK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19일 검찰에 출석했다. 2003년 2월 분식회계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된지 8년여만으로, 최 회장에게는 생애 네번째 검찰 출석이다.최 회장이 첫 검찰 수사를 받았던 것은 17년 전인 1994년 8월. (주)선경 이사대우로 재직중이던 최 회장은 20만달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11개 은행에 불법 예치한 혐의(외화밀반출)로 부인 노소영 씨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당시 검찰은 이 돈이 최 회장의 월급과 미국에 사는 친인척으로부터 받은 결혼 축의금이라는 최 회장 부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했다.그로부터 1년 뒤 최 회장 부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다시 대검 중수부에 소환됐다.미국에 불법 예치했던 20만달러가 최 회장의 장인인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밝혀졌으나 당시 수사 초점은 노 전 대통령이었기에 최 회장은 사법처리 대상에 오르지는 않았다.하지만 최 회장은 2003년 2월 1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또다시 소환됐고 이튿날 바로 구속됐다.이어 같은 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받았지만 그해 9월 보석으로 풀려났고, 2008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단행한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었다.최 회장과 검찰의 악연이 다시 시작된 것은 올해 초. 지난 4월 최 회장이 5000억원대 선물투자를 했다가 3000억원을 날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검찰은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 계열사들의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투자금 일부를 빼돌려 최 회장의 선물투자에 전용한 의혹을 수사하면서 그 배후에 최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왔다.이미 지난 1일 최 부회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일부 혐의를 확인한 만큼 최 회장에게는 그동안 확보한 진술과 정보 등을 토대로 SK그룹 계열사가 베넥스에 투자한 돈이 개인 선물투자에 사용된 것을 알고 있었는지, 어느 정도로 개입됐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금일 검찰 조사에서 최 회장의 혐의가 드러나면 SK로서는 총수 형제가 함께 형사 처벌을 받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물론 부자, 부부, 형제 등을 동시에 구속하지 않는 관행에 따라 검찰은 최 부회장에 대해서는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되 최 회장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도 크다.하지만 검찰이 최 회장의 선물투자 관련 혐의 외에 별도의 비자금 조성 혐의 등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처벌 수위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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