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신용평가사 '입' 뗄까 두려워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지난 한주 코스피는 1.86% 하락하며 2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EU정상회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된 이후 신용평가사들의 혹평이 쏟아지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치솟은 영향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8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연기금을 비롯한 일부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들이 '사자'에 나섰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19일 시장 전문가들은 신용평가사의 유로존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치가 이번 주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조언이다. 일부에서는 역으로 신평사들의 등급 하향이 '더욱 강력한 정책공조'를 이끌어 내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긍정론도 나왔다.◆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올해 주식시장이 '산타랠리'로 마무리될 수 있을 지 아니면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될지는 신용평가사 S&P의 유로존 신용등급 조정 결과에 달렸다. S&P는 12월 초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15개 유로존 국가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고 EU정상회의 후속조치로 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EU정상회의 결과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만큼 등급 조정 가능성은 커졌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유로존 경제 2위 대국인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여부다.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신용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EFSF를 지급보증하고 있는 AAA등급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EFSF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유로존 자금 조달과 EFSF 기금의 증액이 모두 어려워진다. 즉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유럽중앙은행(ECB)과 EU의 위기 방어 여력을 제한시키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한 주 글로벌 펀드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업종은 IT였다. IT펀드로는 그동안 주간 단위로 평균 5500만달러가 유입되어 왔는데 지난 주에는 데이터 집계 이후 최대 규모인 9억달러가 들어왔다.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IT주의 수급이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다.◆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이번 주에도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겠다. 유로존 각국 정부가 재정긴축 실시 등으로 자금 조달 방안 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민간 투자자들은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한 은행에 대해서 자금 제공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 은행들은 자산 건전성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라 증자, 이익유보, 해외자산 매각, 위험자산 축소 등을 진행할 것이다. 유럽 은행들이 민간 부문에서 신용공여를 축소할 경우 궁극적으로는 실물 경기 침체를 가중시킬 우려가 있고, 이는 신용평가사들의 추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S&P가 크리스마스 전후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앞서 EU정상회의가 끝나면 15개 유로존 국가들의 등급 조정 검토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조정 여부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 업종별로는 IT, 유틸리티, 통신, 보험 업종으로 관심을 집중하는 전략이 좋겠다.◆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신용평가사들의 유럽은행에 대한 등급하향과 독일 금융권까지 퍼진 불안감 등은 좀 더 강한 조치가 따라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올 들어 유럽 정상회의가 이미 30번 이상 열렸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유로존은 지속적 협의와 대책을 강구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남유럽국가들의 대규모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2~4월에 시장의 불안 심리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조치들이 취해질 것으로 본다.올해 안에 미국 경기부양책이 통과될 수 있다는 기대도 가져본다. 중국은 내년 2~3월, 유럽권에서도 부분적인 부양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는 고점은 내려오고 저점은 올라가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대략 1800선 중반이 정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1~2주 안에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연말 주식시장에 올 수 있는 산타의 선물과 크리스마스 전후 미국 중심의 소비 개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변동성 확대의 방향성이 위로 튀어오를 가능성도 충분히 열어둘 필요가 있다. 이솔 기자 pinetree19@<ⓒ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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