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 핑계로…성탄 케이크값 또 올리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4만원이라고요?" "고객님이 보시는 건 대형 사이즈라 그렇고 작은 건 2만원대도 있어요. 그나마 크리스마스 시즌되면 물량이 다 빠져서 구입하고 싶은 종류가 매장에 없을 수 있으니 2~3일 전에 미리 주문하셔야 해요." 초등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 임정숙(38ㆍ가명)씨는 평촌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을 찾았다가 팜플렛에 적힌 가격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그는 "아들이 반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케이크 촛불을 켜고 싶다고 해서 주문하러 왔는데 크기가 넉넉한 것들은 가격이 3만~4만원대"라며 "평소 이 사이즈대의 케이크는 2만8000원~3만원 정도면 충분히 살 수 있었는데 캐릭터 장식이 추가됐다고 가격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유명 제과업체들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이 기존 같은 사이즈대의 케이크보다 2000~3000원씩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에서 판매되는 크리스마스 시즌 고구마케이크 2호는 2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기존까지 비슷한 사이즈의 고구마케이크가 2만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000원가량 오른 셈이다. 특히 캐릭터 케이크는 같은 사이즈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중에서도 2000원가량 더 비싸다. '크리스마스마을의 회전목마' 케이크는 2만3000원인데 비해 같은 3호 케이크인 뽀로로 캐릭터 케이크는 2만5000원인 것. 대형 사이즈인 5호 '뽀로로 친구들과 함께하는 신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4만2000원이다.파리바게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만8000원부터 4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케이크가 마련됐지만 쉬폰 케이크ㆍ치즈케이크ㆍ요거트 케이크 등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들은 거의 2만3000원대로 책정됐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기존에 판매됐던 일반 케이크보다 시즌 케이크들이 주로 전시되기 때문에 평소 2만원 내외에서 케이크를 사 먹던 고객들은 크리스마스만 되면 케이크 값이 비싸게 느껴진다.

▲파리바게뜨 크리스마스 케이크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를 새롭게 출시한 베이커리 전문점 브레댄코와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등도 시즌 케이크 가격을 2만원부터 2만5000원 사이로 책정했다.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사은품을 주지 않는 대신 가격을 현재보다 더 낮췄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크리스마스 시즌 때마다 케이크와 함께 선물로 제공하는 사은품 때문에 거품이 낀다는 지적이다.직장인 조희경(32·가명)씨는 "기념일 전후로는 평소 판매하던 케이크 자체가 없어진다. 소비자들로서는 기념일 전용 케이크를 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평소 먹던 케이크에 장식 하나, 크림 하나 더 올라가고 최소 5000원은 비싸지는 것 같다"며 "쓸데없는 액세서리도 끼워 파는데 사은품 받으려고 케이크 사먹는 경우도 있다. 어린아이 있는 집들은 더하다"고 제과업체들의 상술을 비판했다.한편 뚜레쥬르는 1만8000원이상 크리스마스 케이크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뽀로로 망토ㆍ텀블러ㆍ샴페인 중 한 개를 증정할 예정이며 브레댄코는 '산타할머니의 장갑'을, 던킨도너츠는 '핸드워머' 등을 사은품으로 제공키로 했다. 이같은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 가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와 케이크 가격은 비슷하다"며 "인상 요인이 없는 한 올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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