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외우내환#2 벤츠 여검사 ‘늑장대응’논란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부장판사 출신 최모 변호사(49)로부터 벤츠 승용차와 샤넬 핸드백을 받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이달 중순 사표를 낸 이모 검사(36·여)에 대해 검찰이 관련 진정이 접수된지 4개월이 넘도록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늑장대응'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검찰은 뒤늦게 수사와 더불어 해당 여검사가 근무하던 부산지검을 상대로 감찰을 벌일 예정이다. 해당 검사는 최 변호사를 통해 인사이동 관련 청탁에 나선 의혹도 받고 있다. 28일 안병익 대검찰청 감찰1과장(45)은 “벤츠 승용차, 샤넬 핸드백 등 관련 자료를 최근 확보했다. 여러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부산지검 수사팀을 증원해 철저하게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대검 감찰본부는 이미 올 7월 이 검사가 벤츠를 받은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진정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논란이 불거지기 전까지 4개월가량 감찰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대해 해명했다.검사로 임용되기 전부터 최 변호사와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진 이 검사와의 관계에 대해 최 변호사 측은 조직생활 및 인간관계 등에 대해 고민을 나눈 사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2007년부터 가까이 지내왔으며, 이 검사는 최근까지 최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명의의 벤츠 승용차를 타고 다녔다. 또 이 검사에 대한 진정을 제출한 최 변호사의 여자친구 A(39)씨가 제출한 문자메시지 내역에 따르면, 이 검사는 최 변호사의 고소사건을 담당한 연수원 동기에게 사건처리를 청탁하고 그 대가로 최 변호사로부터 540만원 상당의 샤넬 핸드백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검찰은 이 검사의 사건 청탁 의혹 관련 동기생 검사 및 사표제출 전까지 이 검사를 수사나 감찰대상에 올리지 않은 부산지검 등을 감찰대상에 포함하고 사건청탁의 대가성이 입증되면 이 검사에 대한 형사처벌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부산지검은 29일 두 사람의 통화내역 및 문자메시지를 토대로 이 검사가 올해 2월 평검사 인사를 앞두고 최 변호사를 통해 부산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검사는 최 변호사를 통해 최씨와 연수원 동기인 모 검사장급 인사에게 자신의 인사이동과 관련한 청탁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해당 검사장급 인사는 인사업무와 무관할뿐더러 이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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