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에서] 김하늘 '한국을 평정하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배우 김하늘 언니만큼 유명해졌나요?"2011년 신묘년은 그야말로 김하늘(23ㆍ비씨카드)의 해다. 시즌 3승을 수확했고, 상금왕은 물론 다승왕, 대상 등 개인타이틀 부문까지 '싹쓸이'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평정한 셈이다. 요즘에는 당연히 배우 김하늘보다 더 유명하다. "데뷔할 때 목표가 (배우) 김하늘 이상 유명해지는 것"이었다는 프로골퍼 김하늘을 지난 2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만났다. ▲ '피구왕' 김하늘= 늘 환한 웃음으로 보는 사람까지 즐겁게 만드는 게 김하늘의 매력이다. 그래서 애칭도 '미소천사'다. 어이없는 샷이 나와도, 오버파를 쳐도 일단 웃고 본다. 골프는 몰라도 어릴 때부터 운동을 유난히 좋아했고, 승부욕도 강했다. "반 대항 피구대회 결승전에서 상대팀이 6명, 우리 반엔 나 혼자 남았는데 기어코 이겼어요"라며 "그래서 '피구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일화부터 소개했다. 골프와는 특별활동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골프부가 운영이 어려워 얼마 못가 해체됐지만 다른 학교 감독이 소질이 있다며 계속할 것을 권유했다. 옆에서 인터뷰를 지켜보던 어머니 고복례 씨가 "골프는 비용이 많이 드는 운동이라며 말려봤지만 '성공할 자신있다'며 오히려 부모를 1년 동안 집요하게 설득했다"고 김하늘의 남다른 고집에 대해 설명했다. 신지애(23ㆍ미래에셋)와 최나연(24ㆍSK텔레콤) 등이 같은 또래다.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으로 아쉽게도 국가대표에 발탁되지 못했던 까닭이다. 하지만 2007년 프로에 데뷔해서는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순식간에 시즌 3승을 일궈내며 한국의 간판스타로 도약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 다시 애를 태웠다.
▲ 다시 찾은 미소= 지난 4월 현대건설서경여자오픈에서 무려 31개월만의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 샷'의 포문을 열었다. 드라이브 샷이 동력이 됐다. 김하늘은 "그동안 드라이브 샷이 흔들리며 출발부터 어려웠던 순간이 많다"면서 "정확도가 살아나면서 자신감이 붙으니 스윙 아크도 커지고, 자연스럽게 비거리까지 늘어났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10월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 이어 11월 김영주여자오픈 우승을 더해 시즌 막판 뒷심도 돋보였다. 뭘 해도 잘 될 때가 있다. 선수로서는 바로 그 때가 전성기다. 지금의 김하늘이다. "1승 이후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기니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예전에는 하루만 연습을 게을리 해도 불안했지만 지금은 바빠서 연습을 못한 다음날도 샷이 잘 된다"는 김하늘이다. 수려한 외모에 눈부신 성적표를 받아들자 극성팬도 더 늘었다. "페이스북에 '손목이 아프다'고 썼더니 어떤 팬은 제주도 대회장까지 따라와 선물을 주셨다"는 김하늘은 "커다란 박스 안에 과자와 시집, 비타민, 아대 등이 들어 있는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았다"며 "꼭 필요했고, 정성이 더해져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회가 하루 연장됐던 시즌 최종전 ADT캡스 때는 월요일까지 남아 응원한 '광팬' 있었다.▲ 골프 "노동이 즐거움으로"= 어릴 때부터 연습량이 많은 편이었다. 요즘도 경기가 없는 날에는 연습장에서만 보통 5시간, 퍼팅과 체력훈련까지 적어도 8시간 이상을 할애한다. 하지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 "예전엔 의무감에 시간을 채우다보니 골프라기보다 어쩌면 노동이었다"며 "지금은 연습의 효과를 생각하며 시간을 쪼개서 효율적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시즌은 끝났지만 연일 인터뷰 요청에 방송 출연 등 하루도 비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빡빡한 일정이다. 물론 연습장을 찾아 레슨받는 일은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12월에는 대만의 이벤트 대회와 중국에서 열리는 2012시즌 개막전이 기다리고 있다. 크리스마스 때나 잠시 쉴 수 있고, 1월 첫 주에는 호주로 동계훈련을 떠나는 일정이 잡혀 있다. "내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도 5개 정도 출전하는데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당찬 포부다. ▲ 김하늘의 '비밀병기'= 현재 용품계약을 따로 맺지 않은 상태다. 자신에게 적합한 골프채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드라이버는 테일러메이드 R11, 로프트는 8도에 샤프트 강도는 레귤러다. 퍼터 역시 테일러메이드 고스트를 사용한다. 주력은 타이틀리스트 모델이다. 페어웨이우드는 타이틀리스트 910F 3번(15도, S), 하이브리드 역시 타이틀리스트 910H 19도, 21도, 24도를 사용한다. 아이언도 마찬가지다. 4번 아이언은 아예 빼놓고 24도 하이브리드로 대체했다는 게 독특하다. 912 AP1모델, 5번부터 피칭웨지까지다. 숏게임은 타이틀리스트 보키 52도와 58도가 책임진다. 공은 타이틀리스트 프로v1이다. 영종도(인천)=손은정 기자 ejson@사진=윤동주 doso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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