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비문학 지문 너무 어려웠다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언어영역은 'EBS연계율 74%'를 지켜 문학ㆍ비문학 지문 대부분이 EBS교재에서 다뤄진 작품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수능보다 쉬운 편이지만, 비교적 쉽게 출제됐던 올해 6월ㆍ9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EBS 언어영역 수능강사인 윤혜정 교사는 10일 "이번 언어영역 출제 지문은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EBS교재에서 다뤄진 작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계율이 높다고 해서 시험이 쉬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시험 '문학 읽기' 영역에서는 현대시와 고전시가 복합 지문으로 '구두 한 켤레의 시'(곽재구), '산 너머 남촌에는'(김동환), '북찬가'(이광명) 등이 제시됐다. 현대소설은 '돌다리'(이태준), 고전소설은 '호질'(박지원), 희곡은 '산허구리'(함세덕)를 선정해 출제했다. 이에 대해 윤혜정 교사는 "'산 너머 남촌에는'을 제외하면 모두 EBS교재에 실린 작품"이라고 말했다. '비문학 읽기' 영역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철학 논고'의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한 인문 지문, 외부성의 개념을 설명하고 외부성으로 인한 비효율성의 문제에 대한 전통적인 경제학의 해결책과 그에 대한 비판을 소개한 사회 지문, 양자 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설명한 과학 지문, 한글의 표음성이 갖는 합리성을 중국의 반절법과 국제 음성 기호 등과 대비하여 설명한 언어 지문 등이 EBS교재에서 연계됐다. 또 사람의 청각 체계에서 일어나는 음원의 위치 파악 원리에 대해 설명한 기술 지문, 바로크 시대에 기악이 가진 문제 상황을 음악 수사학의 영향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설명한 예술 지문 등도 출제됐다. 대교협 상담교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인환 배명고 교사는 "특히 비문학 영역에서 어려운 문제들이 보였다"면서 "비트겐슈타인인의 이론이나 양자역학 불확실성에 관한 내용이 지문으로 나온 문제들은 EBS교재에서 연계됐지만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변별력 있는 문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쓰기나 문법 관련 문제들도 학생들이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이런 문제들에 붙잡혀 시간배분을 놓치는 학생들이 발생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2011학년도 수능의 언어영역 만점자 비율은 0.06%로 어렵게 출제됐지만 올해 6월 모의평가(2.18%)와 9월 모의평가(1.96%) 만점자 비율은 2%에 육박해 비교적 쉽게 출제된 편이었다. 평가원은 만점자 1% 수준을 맞추겠다는 목표에 따라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6ㆍ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강 교사는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은 90점대였고, 올해 9월 모의평가 당시에는 93점이었다"면서 "올해 수능에서는 지난해보다는 1등급 커트라인이 오르겠지만 상향 폭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4개 시험 지구, 1207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되었다. 이번 시험에 지원한 수험생은 69만3631명으로 재학생은 52만6418명이고 졸업생은 16만7213명이었다.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4일까지 수능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는다. 수능 점수는 이달 30일 수험생에게 개별 통지된다. 대학별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일은 12월11일까지고, 12월 12∼14일 동안 등록해야 한다. 올해 처음 도입된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 등록기간은 12월 15∼20일이다. 정시모집은 12월22일부터 가,나,다 군별로 시행된다. 이상미 기자 ysm125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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