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상장 주관사·회계법인 등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중국고섬에 대한 부실 실사 및 공시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거래소와 대우증권, 한화증권 등 상장 주관사가 주주들로부터 피소됐다. 외부감사를 담당했던 한영회계법인도 피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일 법무법인 송현에 따르면 중국고섬 투자자 모임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약 19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지난달 2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대우증권과 한화증권은 각각 증권신고서 허위 또는 부실 기재, 부실한 실사조사 등을 이유로 피소됐다. 거래소의 경우 거래정지 당일 늑장대응한 데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 한영회계법인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치 중국고섬의 회계 장부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 뒤 문제 없다는 의견을 한국거래소에 전달한 바 있다. 소송 진행 사실을 뒤늦게 안 주주들이 추가로 합류하면서 소송제기는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이상 늦어졌다. 정리가 필요한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주주별 손해금액을 따로 계산해야 했기 때문에 소송이 늦어졌다는 게 법무법인 측 설명이다. 원고 자격으로 소송에 참여한 주주들은 553명에 달한다. 정작 당사자인 중국고섬은 소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싱가포르에 원주가 상장된 중국고섬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기에는 제도상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소송을 담당하는 윤용근 변호사는 "중국고섬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부분은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지만, 법적으로 국내기업이 아닌 외국 상장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중국고섬을 직접 고소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자회사의 회계 문제로 지난 3월부터 6개월째 거래중지 상태인 중국고섬은 당초 9월 말이었던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보름 앞두고 이달 말까지로 재차 연기했다. 다만 싱가포르상업등록국이 이번이 '최종연장' 이라고 못 박으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횡령·배임, 회계처리 위반 여부는 이달 내 밝혀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달 30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중국고섬의 부실징후를 현지에서 먼저 파악한 기관투자가들은 거래정지 전날 해당 주식을 대량 투매했다"면서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서 해당 주식의 거래를 중지시킨 뒤에도 한국거래소는 15시간이나 상황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또 "거래소와 대우증권이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피해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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