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리핑] <지고는 못살아>, 궁합 좋은 캐릭터가 빛난다

다섯 줄 요약혼인신고를 안 했다는 사실에 형우(윤상현)는 어이가 없다. 형우와 은재(최지우)는 혼인신고를 누가 하기로 했는지 내기를 하고, 내기에서 진 은재는 신고하러 가는 길에 시어머니 금지(김자옥)의 호출을 받는다. 또한 형우는 권투 파트너인 친구 주현(김진우)의 엉뚱한 도움으로 결혼기념일을 보내려다 도리어 싸움으로 끝낸다. 게다가 새 직원으로 백수 친구 기찬(김정태)을 들이겠다는 형우의 제안은 은재를 더욱 화나게 한다.
오늘의 대사: <u>“부부로 살다 보면 세상 그 어디에도 좋은 터가 없어요” - 동네 아저씨(김광규)</u> 화재 사건으로 끝난 첫 번째 결혼기념일. 은재는 실망과 분노를 안고 집을 나간다. 뒤늦게 은재를 찾으러 나간 형우는 동네 놀이터에 털썩 주저앉는다. 비슷한 품새로 힘없이 앉아있던 동네 아저씨는 형우에게 부부싸움을 하고 나왔냐고 묻는다. 둘러보니 무기력한 모습의 남자들이 여럿 앉아있다. “동네 터가 안 좋은가요?” 형우의 질문에 아저씨는 결혼 선배로서 명대사를 읊는다. 아저씨가 싸운 이유는 발톱 깎다가 발톱이 튀어서다. 결혼기념일이었다는 형우의 말에 아저씨는 온갖 인상을 쓰며 이렇게 말한다. “그거 무서워, 와이프 생일 다음으로 무서워.” 이걸 어쩌나. 다음달이 은재의 생일인데. 아저씨의 표정이 가관이다. “내가 뭐라 위로할 말이 없네.” 배우 김광규의 대단한 존재감이 빛나는 장면이다.Best & WorstBest: 최지우와 윤상현의 캐릭터 궁합이 회를 거듭할수록 무르익고 있다. 플래시백 속에만 존재하는 ‘불 같은 사랑’을 뒤로한 채 두 사람은 아슬아슬한 신혼의 나날을 보낸다. 콩깍지를 벗은 은재의 눈에 형우의 행동은 사사건건 못마땅하고, 형우는 늘 은재를 달래기에 여념이 없다. 최지우는 기존의 캐릭터와 달리 다소 신경질적이면서 직설적이고 활달한 은재를 훌륭히 그려내고 있으며, 윤상현은 자신의 주특기인 로맨틱 코미디에서 다시 한번 장점을 드러낸다. 결혼기념일의 소동과 다음날의 시무룩한 대비는 두 배우의 조화를 대표적으로 증명하는 부분이다. 최지우와 윤상현은 1, 2회를 통해 기가 센 여자와 기죽어 사는 남자의 조합에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드라마의 성패는 이제 형우와 은재 사이에 존재하는 애증의 긴장감을 얼마나 팽팽하게 그릴 것이냐에 달려 있다. Worst: <지고는 못살아>의 두 주인공은 변호사다. 주인공들의 직업적인 배경 때문에 로맨틱 코미디의 외피 속에서 법적분쟁의 해결과정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수위와 분량으로 이혼극의 틈새를 채울 것이냐일 것이다. <지고는 못살아>가 끌고 가는 법적분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임대 아파트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 노씨 할아버지(송재호)를 돕는 일이고, 또 하나는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사돈 금지와 정난이 벌이는 싸움을 해결하는 일이다. 후자의 경우는 억지스런 설정에도 추후 사건 전개에 관심을 갖게 할 만큼 내적 긴장감이 있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는 극의 흐름에 별다른 긴장감을 부여하지도 못하고 흥미를 주지도 못한다. <지고는 못살아>가 빠른 호흡의 전개에도 다소 지리하게 느껴지는 것은 캐릭터와 감정의 두께가 얇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저가 없는 사건의 반복적인 패턴이 긴장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재미있기도 하고, 약간 권태롭기도 하고. 정말 부부생활 같은 드라마.- 상견례도 안 하고 결혼한 부부의 속사정은?- 3회에 등장할 성동일의 활약에 주목하자.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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