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오주선에서 보면 보이는 게 두개 있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로는 만리장성이 보이고, 살아있는 생물로는 호주 북동해안을 따라 발달한 산호초벽인 그레이트배리어리프(Great Barrier Reef)가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산호초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달 호주 북동해안을 덮친 사이클론 '야시'가 산호초대를 풍비박산을 냈기 때문이다.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태풍 야시가 이 산호초에 가한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는 데는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호주 북동해안을 따라 발달한 세계 최대의 산호초 무리인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경관이 아름답고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해 유네스코(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가 지난 1981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으며 세계 자연계의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불려왔다.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약 3000개의 암초와 900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면적은 34만8000㎢로 영국과 아일랜드를 합친 것보다 크다. 길이는 약 2000㎞, 너비는 약 500~2000m인데 북쪽은 파푸아뉴기니 남안의 플라이강(江) 어귀에서 남쪽은 퀸즐랜드의 레이디 엘리엇까지 이어져 있다. 산호 400여 종, 어류 1500여 종 등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자연 경관이 아름다와 매년 200만 명 이상이 방문해 20억2000만 달러의 수입을 호주에 안겨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그러나 지난 달 풍속이 시속 285km로 강도가 가장 센 5등급 사이클론인 '야시'가 그레이트배리어리프를 문자 그대로 할퀴고 지나갔다. 야시는 주택과 농경지를 파괴했으며 수 천 명의 이재민을 낳았다. 사이클론 중심부는 너비 4m 정도로 몇 백 살은 되는 산호 덩어리를 쓰러뜨렸고, 특히 스쿠버 다이버들이 좋아하지만 가장 연약한 산호인 수사슴 뿔 모양의 석산호(石珊瑚. staghorn coral)와 30cm크기까지 자라는 나뭇가지 모양의 접시산호(plate coral)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 산호는 뿌리쨉 뽑히거나 잘라져 해저에 수북이 쌓여 있다.제임스쿡 대학의 수질 전공 연구원인 미셸 데블랭은 이를 두고 "한마디로 우적우적 씹혔다"고 표현했다.사이클론이 그레이트배리어리프를 지나간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1970년부터 2006년까지 모두 116번의 사이클론이 이곳을 흔들어 놨지만 5등급 사이클론은 없었다. 2006년 이후에는 세 번 있었다.그렇지만 이번 만큼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이번에는 야시가 오기전에 북동부 지역에는 강물이 범람하면서 산호초에는 치명적인 쓰레기와 비료 등이 흘러들어갔다.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산호의 백화현상(bleaching)이 생기고 있다고 블랭은 지적했다. 백화현상이 생기면 산호의 번식과 성장이 어려줘진다.한마디로 바다의 사막화 현상을 초래한다.산호초에 사는 농어과의 통의바리를 비롯한 많은 어류들이 사라졌고 어민들도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홍수로 철광석과 점결탄 채굴이 어려워지면서 이들 광물의 가격이 급등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호주에도 어두운 면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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