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지난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상품가는 올해도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죽지세였던 상승폭은 다소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최근 CNN머니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국제유가는 평균 4%, 금은 1%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오름세가 비교적 완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지난해 대폭 상승 마감한 종가를 감안한다면 상품가격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해 유가는 15%, 금은 30% 올랐다. 특히 금값의 경우 경기회복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했던 가운데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하반기에는 거의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만큼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상승폭을 나타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금 보다는 유가에 대해 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CNN머니가 설문조사한 32명의 전문가 중 3분의 1 이상이 올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반면 금값의 경우에는 절반 가까이가 최소 7% 오른 온스당 1500달러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이 같은 상품가격 상승은 대부분 중국, 인도 등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의 수요 증가에 기인할 것으로 지적됐다. 션 크로스 시티즌스트러스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흥국들이 도로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해 나감에 따라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아울러 중국과 인도에서 중산층이 형성되고 부를 축적해 나가면서 투자 목적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금을 선호해온 이들의 금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이 같은 수요 증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겔리 플램 벨에어 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라크와 서부 아프리카 지역으로부터의 새로운 공급이 이를 상쇄시켜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올 상반기 100달러를 넘어서겠지만 점진적으로 하락해 배럴당 85달러로 한 해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금 또한 올해 말까지 온스당 1250달러 선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내다봤다.플램 매니저는 "금값은 지난 10년간 온스당 300달러 미만에서 1400달러 이상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며 "이제 조정기를 맞을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경제는 정부에 의해 주도되지 않는 강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안전자산으로써의 금에 대한 수요가 줄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달러화 가치를 상승시키고 이는 상품가격의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하지만 응답자 중 절반 정도는 달러화가 여전히 약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답했다. 국제유가와 금값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피터 카딜로 아발론파트너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은 심각한 수준의 재정적자를 안고 있고 아직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는 앞으로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상품가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그는 올 상반기 금값은 1800달러, 유가는 115달러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유태원 삼성선물 해외상품선물팀장도 “올 상반기까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상품가격은 전반적인 상승세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양적완화가 일단락되는 시점에서는 경기회복, 위안화 절상, 금리인상 여부 등 보다 펀더멘털적인 요인들에 의해 상품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상반기 상승한 가격이 하반기에 조정을 받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채지용 기자 jiyongch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채지용 기자 jiyongcha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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