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수’ 둬 용지 분양, 외면받은 충남개발공사

내포신도시 내 종합병원 입찰, 건양대병원과 MOU 맺고도 분양 나서…종합병원들 ‘외면’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남개발공사가 도청이 옮겨갈 내포신도시 내에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분양한 종합병원 용지가 유찰됐다.지역의 건양대병원과 병원 건립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가 사업 추진 협상이 쉽지 않자 다른 병원을 찾겠다고 분양에 나섰지만 된서리만 맞았다.종합병원용지는 3만2816㎡ 규모로 예정가격은 3.3㎡당 246만 원, 20여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이 들어설 수 있는 크기다. 하지만 7일까지 입찰에 나선 결과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인구 10만명의 도시에서 20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운영하는 건 병원입장에서 큰 부담이 된다는 게 대전지역 병원 관계자들의 말이다. 게다가 예정가격도 세종시에서 기업을 유치하면서 약속했던 30만원 대와 크게 차이가 나고 이미 2007년 8월 건양대학교 병원과 종합병원을 짓겠다는 협약(MOU)을 맺었지만 충남개발공사가 이를 구체화할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일고 있다.당시 이완구 충남지사와 김희수 건양대 총장, 김종우 건양대병원장, 홍인의 충남개발공사 사장, 신열 대한주택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장, 김광수 한국토지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장 등 6개 기관장이 참석해 맺은 ‘도청이전 신도시 건양대학교 병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는 건양대 병원이 신도시 입주시점인 2012년 말까지 개발구역에 병원을 짓고 충남도는 각종 인·허가 절차 등 행정적 지원에 최대한 협력하며 시행 3사는 대학 측이 희망하는 필요 부지 확보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2007년 이완구 충남지사와 김희수 건양대 총장, 김종우 건양대병원장, 홍인의 충남개발공사 사장, 신열 대한주택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장, 김광수 한국토지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장 등 6개 기관장이 참석해 맺은 ‘도청이전 신도시 건양대학교 병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 모습.

하지만 그 뒤로 건양대병원과 충남도, 충남개발공사는 용지 분양가 때문에 3년 넘게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병원에선 세종시가 기업유치 때 약속한 분양가를, 충남도는 기반시설을 갖춘 뒤 분양이기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다.도청이전본부 관계자는 “지난 해 정부가 세종시에 기업과 대학 등을 유치하면서 30만원 대로 분양을 약속했었고 이에 맞춰 건양대병원이 3.3㎡ 당 50만원선을 요구해 협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도시에서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기에 양해각서를 맺을 당시 이완구 도지사가 “김희수 건양대 총장이 쉽지 않은 결정을 해 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만큼 분양가를 더 낮춰야만 종합병원이 들어설 수 있는 상황이다. 건양대 병원 관계자는 “우리는 병원 건립 계획이 있다. 이완구 당시 도지사가 도민의 의료환경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분양가격 등 적극 지원하겠다,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충남개발공사는 입찰을 밀어붙였고 건양대병원은 사업성을 이유로 이번 입찰에 신청하지 않았다. 충남개발공사는 빠르면 이달 안에 2차 공고를 하고 재입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분양 조건 변경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으나 2차 입찰에서도 유찰될 경우 분양조건을 변경해 3차 입찰에 나서거나 분양조건 변경 없이 수의계약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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