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국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여야는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7일 밤부터 8일 오전까지 극한대치를 이어갔다. 국회 본회의장은 물론 로텐터홀, 국토해양위원회 회의장 등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이어졌다. 고성과 막말은 기본이고 대화가 타협이 실종된 국회는 말그대로 전쟁터였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정국은 꽁꽁 얼어붙었다.
◆'고성 막말에 몸싸움까지' 국회는 전쟁터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로 국회가 난장판이 됐다. 여야는 예산을 놓고 매년 연말 폭력사태를 재현했다. 18대 국회에서만 벌써 3번째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소속 의원과 보좌진 400여명은 7일 오후 8시 30분경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처리 시도에 맞서 본청 중앙홀을 기습 점거하고 본회의장과 예결위 회의장 출입문을 봉쇄했다. 이에 한나라당 소속 의원과 보좌진들이 가세하면서 긴장감은 고조됐다. 팽팽한 대치 상황 속에서 본회의장 진입을 놓고 우려하던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여야간 멱살잡이는 물론 주먹다짐이 오가고 충돌 과정에서 고성과 비명이 쏟아졌다. 특히 본회의장 출입구 주변 대형 유리창이 깨지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또한 국토해양위원회에서도 '친수구역활용에 관한 특별법' 처리를 놓고 격렬한 대치가 이어졌다. 몸싸움과 욕설이 난무한 것은 물론 현기환 한나라당 의원이 머리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8일 오전까지도 여야 대치는 이어졌다. 본회의장 내에는 의장석과 단상을 봉쇄한 민주당 의원 50여명과 그 주변을 에워싼 한나라당 의원 70여명의 신경전과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폭력사태를 놓고 거친 설전도 오갔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어젯밤 11시 민주당 의원들이 유리문과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 본회의장에 난입했는데 이는 헌정 사상 초유의 상황"이라고 맹비난했고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당의 날치기는 야당과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거수기"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박희태 국회의장은 8일 새벽 여야의 물리적 충돌과 관련, 질서유지권을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회 본청은 국회의원, 출입기자, 사무처 직원을 제외하고는 출입이 통제되는 상황이다.
◆與野 대치상황 지속...9일 본회의가 분수령여야의 폭력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지난 9월 정기국회 시작부터 4대강 사업을 놓고 접점없는 대치를 이어졌다. 9일이 정기국회 종료일이지만 여야는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물리적 충돌사태까지 불러왔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예산안 처리 노력도 없지 않았다. 김무성 한나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7일 박희태 국회의장의 중재로 예산안 처리를 위한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여야는 8일 박희태 의장의 중재로 예산안 처리를 위한 비공식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8일 예결위 9일 본회의 전체회의에서 반드시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임시국회 소집이 되지 않을 경우 본회의장 점거를 풀지 않겠다는 태세다.최악의 경우 9일 본회의에서는 지난해 7월 미디어법 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최악의 난장판 국회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는 한마디로 브레이크없는 기관차가 마주보고 질주하는 형국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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