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문제는 수비였다. 생애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포수 양의지는 긴장한 탓에 잦은 실수를 범했다. 내야수들도 특유의 허슬 플레이를 발휘하지 못하며 선발 켈빈 히메네스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초반 잡을 수 있던 승기를 놓친 건 모두 이 때문이었다.두산은 2회 무사 만루서 카림 가르시아를 투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다음 타자 전준우와의 대결에서 와일드 피치를 범하며 3루 주자 홍성흔에게 선취점을 허용했다. 롯데는 전준우가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강민호마저 홈으로 불러들이며 점수 차를 두 점으로 벌렸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건 히메네스의 투구. 하지만 그 내면에는 두산 수비진의 엉성한 플레이가 숨어있었다. 2회 무사 1,2 루서 강민호는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옆으로 살짝 빠지는 타구에 1루수 최준석은 몸을 날렸다. 하지만 슬라이딩은 다소 어설펐다. 가슴과 무릎 사이에 커다란 공간을 허용하며 롯데의 흐름을 막지 못했다. 최준석은 아쉬움 탓인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잠시 고개를 푹 숙였다.
움직임이 무딘 건 3루수 김동주도 마찬가지. 0-1로 뒤진 2사 3루서 전준우의 타구가 옆을 스쳐 지났지만 얼음땡 놀이에서 땡을 받지 못한 듯 그대로 서 지켜보기 급급했다. 다소 빠른 타구였음을 감안한다 해도 이전 포스트시즌과 그 대처법은 판이하게 달랐다. 이는 롯데 3루수 이대호의 호수비로 더욱 눈에 띄었다. 이대호는 2회 수비서 양의지의 3루 땅볼을 역동작으로 잡아내는 등 시종일관 부드러운 수비로 송승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포수 양의지도 잦은 실수를 범하며 자주 고개를 숙였다. 긴장한 탓이 컸다. 2회 두 점 허용 뒤 황재균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2회를 매조지었지만 1루 주자 전준우의 주루에 바로 2루 송구 동작을 취하는 등 미숙함을 드러냈다. 3회 2사 2루 이대호 타석서는 2루 주자 조성환에게 다소 허무하게 도루를 내줬다. 조성환이 히메네스의 투구 전 2루 베이스에서 발을 떼 견제사를 할 수 있었지만, 유격수 손시헌의 사인을 보지 못하며 진루를 허용했다.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스포츠투데이 한윤종 기자 hyj0709@<ⓒ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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