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배우 최철호가 여성 폭행 사건을 모두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사죄했다. 최철호는 11일 서울 반포 팔래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죄를 시인하며 사건의 발단을 설명했다. 피해자 김 씨를 폭행한 원인은 술이었다. 최철호는 “2년 동안 마시지 않았던 술을 최근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 입에 대게 됐다”며 “오랜만에 마신 탓에 그 기운을 이기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오른 취기는 판단력이 흐트러져 벌어진 실수. 그의 폭행을 이끈 건 연기에 대한 질타였다. 최철호는 “김 씨가 내 연기에 대한 평을 했고 이에 언성이 높아졌다”며 “평소라면 웃고 넘길 일이었지만 술이 과해 후배들에게 지나친 행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최철호에게 연기는 주업이다. 10년 이상 오랜 무명생활을 겪으면서도 놓지 않았다. 하나뿐인 자존심에 그은 상처. 만취한 상태에서 이는 충분히 비수가 되어 꽂힐 수 있다. 게다가 상대는 평소 아끼던 후배였다. 자신보다 경력이 일천한 후배의 질타는 그를 충분히 꽤 당혹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폭행과 거짓말이 포장될 수는 없다. 최철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모든 잘못을 바로 시인했다.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모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까지 말했다. 이미 출연 중인 MBC 드라마 ‘동이’에서는 자진 하차했다. 공인이라는 명목 하에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 둔 셈. 기자회견장에서 흘린 눈물은 쇼가 아니었다. 처음 등장해 잘못을 시인할 때만 해도 표정은 진지했다.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진 건 가족과 기자들의 집요한 향후계획에 대한 질문이 시작한 뒤부터였다. “연기생활을 접을 수도 말이냐”라는 질문에 최철호는 흐느끼며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목소리에는 진심이 어려 있었다.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 그 자존심을 지키려다 그는 술김에 모든 것을 잃게 됐다. 어렵게 얻은 인기를 잃을까 두려워 거짓말까지 했다. 포장의 시간은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자초한 잘못에 당장 복귀는 어렵다. 스스로도 오랜 자숙의 시간을 자처했다. 그 시간이 어느 연예인들과 다르기를 기대해본다. 브라운관에서 그는 진정한 프로였기에….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대중문화부 이종길 기자 leemea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