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위기설과 실적모멘텀..승자는?

어닝 모멘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힘겨웠던 2010년 상반기 주식시장이 마무리되고 하반기 첫 발을 내딛었다. 하반기 역시 여전히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인 만큼 주식시장의 향방을 알 수 없는 가운데 모멘텀과 악재가 공존하고 있어 어느 쪽 힘이 우세할지 주목된다.먼저 악재부터 살펴보면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만기가 집중된 데 따른 7월 위기설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페인의 국채만기. 스페인은 7월에만 320억달러 규모의 국채만기를 앞두고 있는데 이는 하반기 만기도래 국채물량 중 절반이 몰려있는 것이다.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절박한 스페인 상황에 비춰보면 유럽 재정안정기금의 행동은 굼뜨기 그지없다"며 "스페인 위기상황이 유럽재정안정기금의 동원을 재촉해야 하는 역설적인 운명"이라고 지적했다. 이렇다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만기가 도래하는 것인 만큼 부담 역시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7월말 스페인이 대규모 국채만기를 앞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1년여전 각국 중앙은행들에 지급한 긴급대출 4420억유로에 대한 만기 도래도 눈앞에 두고 있다. ECB는 4420억유로 중 2500억유로 가량이 3개월짜리 신규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롤오버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나머지 물량에 대한 처리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달 중순으로 계획된 그리스의 45억유로 규모 단기채권 발행 역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발행금리가 과도하게 높거나 입찰률이 떨어질 경우 시장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점차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경기모멘텀에 대한 의구심 역시 7월 위기설을 확산시키는 요인이다. 유럽 경기정체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의 주택ㆍ소비ㆍ고용지표가 일제히 부진한 것으로 발표됐고, 연준(Fed)까지 나서며 경기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나마 유럽 및 미국의 경기를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마저 4월 경기선행지수를 하향조정한 데 이어 5월 경기선행지수 역시 전월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중국의 경기성장 둔화까지 더해지고 있다. 각국의 관심이 경기성장으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유럽, 미국, 중국까지 일제히 경기둔화 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이는 주식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7월은 위기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7월 둘째주부터는 주식시장이 상반기부터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어닝시즌이 도래한다. 국내증시가 그간 유독 견조한 흐름을 보일 수 있었던 것 역시 어닝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한 몫했었는데, 일부 낙관론자들은 7월 어닝시즌이 7월 위기설을 타파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감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스트래트지스트는 "한국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 9배로 2005년 이후 단 3차례만 경험했던 절대적인 저평가 영역"이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 뚜렷한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006~2007년의 ROE 개선폭과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정도가 고착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뚜렷한 실적개선 추세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에 놓여있는 국내증시가 2분기 어닝시즌을 계기로 실적장세에 돌입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실적 모멘텀의 힘이 그리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7월 위기설이 확산된 상황에서 실적 개선추세 역시 점차 둔화되는 측면인 만큼 오히려 7월 한달간은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된다는 것. 최재식 대신증권 스트래트지스트는 "2분기와 3분기 기업실적은 양호한 편이지만, 기업 실적 영향력은 지난해 2분기와 올해 1분기 어닝시즌보다 약할 가능성이 크다"며 "6월 증시 강세가 실적호조를 어느 정도 선반영한데다 글로벌 경기회복 강도 둔화에 따른 3분기 실적 하향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역시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지난 1분기 고점을 찍은 후 2~3분기 연속적으로 하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모멘텀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적 모멘텀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럽위기가 재차 부각될 경우 국내증시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7월 국내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je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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