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강북구가 자체 개발한 소형 그루빙 기계
하지만 기존 그루빙 기계는 크기(2m×1.5m)가 크고 소음도 심해 설치에 제약이 많았다. 제작비 1억2000만원에 1회 임대료만 300만원에 이르는 고비용도 문제였다.이에 강북구는 1년여간의 연구 끝에 기존 제품의 4분의 1크기(1m×0.4m)에 제작비도 700만원에 불과한 '다목적 소형 그루빙 기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기계는 간선도로 뿐 아니라 좁은 뒷골목과 도로 가장자리에도 그루빙 시공이 가능해 미끄럼 방지, 빗물 유도 시설 등 다용도로 활용가능하다. 특히 횡단보도에 그루빙을 시공하는 아이디어를 적용, 시각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횡단보도 앞 인도엔 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도로 횡단보도 상엔 유도 시설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해왔다.그루빙은 뒷골목 미끄럼 방지 등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루빙은 횡단보도 중앙을 따라 폭 3~4cm, 깊이 0.5cm로 시공되며, 시각 장애인들은 지팡이와 발바닥으로 홈을 인식,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다. 또 홈파기의 폭과 깊이 조절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며 소음도 기존 장비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였다.강북구는 현재 시각장애인들의 안전 보행을 위해 인수봉길, 미아재정비촉진지구 등 간선도로 횡단보도에 그루빙 유도시설을 설치한 바 있으며 앞으로 뒷골목 경사지와 도로 가장자리 등 주민 불편이 많은 곳에 시공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구는 이번 다목적 그루빙 기계 개발이 뒷골목 안전사고 예방과 침수 등 피해 방지, 시각 장애인 안전 보행로 확보는 물론 예산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계를 공동 개발한 도로과 국중진 팀장과 강우영 직원은 “횡단보도를 위험하게 건너는 시각장애인과 뒷골목 경사지의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 이 기계를 개발했다”며“이번 수상을 계기로 다목적 소형 그루빙 기계가 서울시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많이 보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