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재무건전성 등 우위 속 '추가상승 여력'..안정성은 리바트 · 우량형 기업엔 한샘 꼽혀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우리 증시에 투자한다면 어떤 종목과 업종을 살까." 정답을 알고 싶다면 해당 기업의 '연차보고서와 재무제표'를 보면 된다. 버핏이 미국 중부지방의 중소도시 오마하에서 앉아 포스코를 비롯한 전세계 우량주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재무제표가 있기에 가능했다.버핏은 투자자들에게 회계에 대한 지식과 회계에 대한 센스나 감각, 즉 뉘앙스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재무제표를 읽고 해석하는 법을 모르면 자신의 주식을 스스로 고를 수 없다고 일침을 놓는다. 증시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아무리 급변해도 그 기업만이 보유한 성공 유전자(DNA)는 변하지 않는 법이다. 그 DNA는 버핏이 강조하는 '연차보고서와 재무제표'에 적나라하게 기술돼 있지만 투자자들은 무심코 지나치고 있다.버핏은 중장기 가치주를 선별하는데 있어 이 점을 가장 중요시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회사의 이미지(주관성)에 사로잡힐게 아니라 회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재무제표(객관성) 등을 통해 핵심 가치주를 발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투자 시점에는 '직관'이 작용하지만 투자 판단은 '객관'이 지배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시아경제는 앞으로 워런버핏의 시각에서, 눈여겨봐야 할 IT-소비재 등 각 업종별 우수 종목 발굴에 나선다.⑪ 가구주
가구업체들은 원재료 수입 부담이 큰 업종입니다. 지난 1997년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환율 급등 여파에 원재료 부담이 커져 여러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빠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증시에 상장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가구주들은 이를테면 내구성이 확인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포함해 환율 급등이라는 두 번의 큰 파고를 넘어섰기 때문입니다.하지만 국내에서는 특별히 블루오션(Blue Ocean)을 찾을 수 없다는 투자자 인식이 팽배해 오랜 기간 외면받아왔습니다. 올해 들어 완연한 증시 회복기에도 불구하고 가구주들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코아스웰을 제외한 전 종목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아스웰의 경우 올해 가구업체 수주전 최대 분수령이었던 연세대 송도캠퍼스 입찰을 따낸 영향이 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가구주들은 예년과 다름없이 증시에서는 일종의 '찬밥' 신세였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자들의 외면과는 달리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밝습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사무용가구 시장의 활성화 가능성 때문이죠. 특히 공기업 등의 지방이전과 함께 금융위기 영향으로 위축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경우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올해 사무용가구 신규 시장 규모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하니 기대해 볼 대목입니다. 교육용 가구들의 캐시 카우(Cash Cow) 역할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영어타운 육성과 함께 자율사립형 고등학교 신설 등 여러 기숙형 학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방침에 따라 가구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죠. 이밖에 부엌용 가구와 가정용 가구 등도 경기 회복에 발맞춰 그동안 미뤘던 노후 가구들의 교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하지만 대외적 변수에 얼마나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가치주'를 찾는 투자자에게 필수 과정입니다. 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떤 가구주가 효율-수익-성장-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탁월한지에 대한 모든 내용은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런 맥락에서 퍼시스 한샘 리바트 에넥스 보루네오 코아스웰(이상 시가총액 상위순) 등 6개 가구주들의 지난 2009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종합 분석해보니 시총 1위인 퍼시스가 가치주 1위에 꼽혔습니다. 퍼시스는 효율-수익-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타 가구주들을 압도했습니다. 특히 무차입 경영으로 이자비용을 부담하지 않아 금리인상 등 대외적 변수에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거래처의 우량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매출채권회수주기도 업계 평균 4분의1 수준으로 나타나 위기 상황에 현금화할 수 있는 능력도 돋보였습니다. 이밖에 현금 창출 능력을 더욱 정확히 살펴볼 수 있는 유동부채 대비 유동-당좌-현금성 자산 비율은 업계 평균 2~4배 수준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총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20% 수준으로 업종 평균 4분의1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이 같은 건전한 자산 건전성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가치주 3위를 기록한 한샘보다 낮았고 주가수익비율(PER)은 시총 순위 5, 6위로 집계된 보루네오 코아스웰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가치주 순위 3위를 기록한 한샘은 퍼시스와 같이 현금흐름표상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으로 투자도 하고 빚도 갚는 우량형 기업으로 분류됐습니다. 가치주 2위를 기록한 리바트는 효율-수익-재무-건전-성장성 모든 부분에서 2위를 기록하는 안정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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