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청동재 수도계량기 사용 의무화 조례 개정 논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시의회가 또 다시 수상한 조례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인천시의회 산업위원회는 지난 5일 강창규(한나라당·부평3선거구) 의원 등 21명의 의원들이 발의한 수도급수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수도계량기를 설치할 때 현재 사용되는 황동계량기가 부식 등에 따른 수질 악화 우려가 있으니 청동계량기 등 친환경제품으로 설치하라는 내용이었다.그나마 이날 통과된 조례안은 당초 안보다는 약화된 것이었다. 원안은 아예 청동 계량기만 사용하도록 했었지만 인천시 상수도본부의 반대와 특혜 시비가 일자 '청동 등 친환경제품'으로 약간 손질됐다. 얼핏 보면 단순히 상수도 수질 개선을 위한 조례 개정으로 보이지만, 이를 둘러 싸고 상위법 위반 및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소지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이번 조례 개정으로 인천 지역의 계량기 시장에서 청동계량기 제조업체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돼 특혜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수도계량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달청에 등록된 전국의 계량기 제조업체 중 3개 업체만 청동계량기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고, 인천에선 남구 소재 S업체가 유일하게 청동계량기 납품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 조례안은 특정 재질 사용을 명시하고 있어 수질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한 수도계량기의 재질은 관계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상위법(수도법)·정부의 유권해석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계량기 제조업체 N사 C모 대표는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표준원도 기준을 벗어난 유해물질만 나오지 않으면 어떤 재질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조례 개정은 상위법에도 어긋나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부당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인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얼마 전 인천시의회 소속 시의원이 조례 개정을 댓가로 뇌물을 받았다가 구속된 사례를 연상케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강창규 의원은 "수돗물 수질 개선을 위해 조례를 발의한 것으로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은 말도 안 된다"며 "행정감사때 지적된 아연·납 성분 검출 등을 시정하기 위해 계량기 재질 교체를 추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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