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 사업자들에게 기금 조성 종용 논란...국감서도 핫이슈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IPTV(인터넷TV)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KoDiMA·코디마)가 부적절한 기금조성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까지 이 문제에 엮이면서 IPTV 산업 자체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청와대로 파견나가 있는 모 행정관이 IPTV 사업자 3사를 청와대로 불러 코디마에 250억원의 기금 출연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문제는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위윈회 국정 감사에서도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이날 전병헌 의원(민주당)은 "수백억원의 기금 조성을 위해 청와대까지 나서 통신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 당 장세환 의원은 "기업 임원들을 청와대로 불렀다는 점에서 (기금조성이) 청와대의 뜻으로 보인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일부 여당 의원도 '부적절한 접촉'을 꼬집었다. 이정현 의원(한나라당)은 "필요한 기금인데 왜 행정관이 나서서 문제를 일으켰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는 IPTV 사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된 단체로, 'IPTV 공부방' 등 공익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협회는 작년과 올해 각각 20억여원의 연회비를 받은 바 있다. 문제가 된 250억원은 연회비 대신 기금으로 협회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돌발변수라는 것이 협회측의 설명이다.협회 관계자는 "해마다 회비를 내는 것보다는 한번에 기금을 마련해 운영하는 편이 사업자에게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감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기금 마련 자체가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협회는 논란이 확산되자 "기금 건은 회원사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발을 빼는 분위기다. 사업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는 등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협회 운영을 위한 대안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금 마련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금처럼 연회비를 내는 것이 사업자들에게는 오히려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해 6조원 정도의 이익을 내고 있는 이통사들이 250억원의 기금 조성을 부담스러워하겠느냐"면서 "시간이 지나 논란이 사그라들면 협회와 사업자간 기금 조성 논의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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