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자동차 업체들의 고민이 엿보였다.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던 디젤차와 미래 트렌드인 전기차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모습이었다.미국 자동차업체들은 불황을 딛고 도약하기 위한 노력도 보였다. 한편 ·기아차, 도요타 등 아시아 자동차업체 부스에서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읽을 수 있었다.
폴크스바겐의 전기 콘셉트카 E-UP와 빅터콘 회장
◆유럽 자동차업체 약진 '역시 홈그라운드'= 유럽에서 열린 모터쇼인만큼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약진 이 두드러졌다.그 중 폴크스바겐 그룹은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폴크스바겐은 지금으로서 가장 친환경적인 차로 인정받고 있는 디젤차부터 전기차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이번 모터쇼 프레스 컨퍼런스의 첫 테이프를 끊은 BMW는 공연이나 전시 내용에서 이전 모터쇼에 비해 상당히 공을 들였다. 특히 액티브 하이브리드7 등 첫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였으며 미니는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르노도 1인승에서부터 4인승까지 총 4종류의 전기차를 새로 선보였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도 프레스 컨퍼런스가 끝나고 난 뒤에서 한참동안 남아있을 정도로 이번 모터쇼에 애착을 보였다.반면 벤츠는 모터쇼 참가업체 중 전시 규모로는 가장 최대였지만 내용면에서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벤츠 뉴 SLS AMG
◆아쉬웠던 美자동차업체=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미처 홀 안에 부스를 마련하지 못한 GM은 유럽 브랜드 '시보레'가 옥외 전시장을 마련했다. 하지만 GM대우에서 공수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라세티 프리미어만 전시돼 있을 뿐이었다. 부스를 마련한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눈길을 끄는 신차를 내놓지는 못한 건 마찬가지다.업계 관계자는 "이번 모터쇼는 미국 자동차업체의 몰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면서 "포드 등은 이번 행사를 통해 미래를 제시해야했다"고 말했다.한편 GM의 유럽 법인이었던 오펠 역시 전시 내용보다는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로 인수된 후 처음 모터쇼에 참가했다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의 친환경 CUV '아이엑스 메트로'
◆현대차와 도요타, 강점 살린 유럽시장 공략 전략= 한국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자사의 강점을 살려 향후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차종을 대거 선보였다.현대·기아차는 현재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소형차를 더욱 보강했다. 현대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 아이메트로(i-metro)와 100% 전기차 i10EV 등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기아차 역시 소형차 벤가와 유럽 베스트셀링카인 씨드의 부분변경모델 등을 처음 선보였다. 특히 벤가는 개발단계부터 유럽 전략 차종으로 제작됐다.도요타의 부스는 자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일관되게 꾸며졌다. 전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차량이 하이브리드 였을 정도. 한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야말로 처음부터 '하이브리드'라는 콘셉트를 잘 잡았으며 앞으로도 이 콘셉트를 잘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요타 뉴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화두는 '전기차', 현실적 대안인가= 이번 모터쇼의 화두는 단연 '전기차'였다. 주요 자동차 업 체들은 모두 전기차를 공개했으며 푸조는 전기차 아이온(I-On)은 내년 출시가 목표다.폴크스바겐은 전기차 E-UP을, 아우디는 전기 스포츠카 ' 이트론(e-tron)'을 깜짝 공개했다. E-UP과 이트론은 각각 2013년과 2014년 출시될 예정. 따라서 그때부터 폴크스바겐 그룹의 전기차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현대차도 i10EV를 처음 선보였다.대다수는 전기차가 궁극적인 목표라는 데 동의했지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 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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