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18일 오후 중앙 부처 공무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애도를 표했다. 특히 정부는 을지연습 도중이어서 공무원들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TV와 인터넷 뉴스속보를 통해 보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업무를 위해 외부에 머무르는 직원들은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서거 소식을 확인하기도 했다. 국무총리실의 한 국장은 "국가를 위해 한 평생을 몸바쳐 일해오신 분이 막상 떠나고 나니 가슴 한쪽이 허전해진다"며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한다"고 말했다. 과천청사의 한 과장은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하면서 서거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다시 일어서시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서거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며 "김 전 대통령의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랑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을 회상하며 당시 일궈놓은 업적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직원들도 많았다. 과천청사 공무원들은 주로 김 전 대통령의 경제부문 업적을 떠올렸다.국민의정부 시절 옛 산업자원부 사무관으로 임용된 한 공무원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수출만이 살 길이라며 당시 산자부 직원들이 밤새며 일일 수출현황을 파악하고 수출을 독려하던 것이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과천청사의 다른 공무원은 "(김 전 대통령은) 벤처기업의 태동을 일으킨 장본인이고 이후 벤처는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한국 경제의 활력소가 됐다"며 "(김 전 대통령이)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10년후인 올해부터 다시 10년 연장돼 벤처육성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통일·외교부 등 중앙청사 공무원들은 남북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 수상 등의 기억에 휩싸였다.외교통상부의 한 간부는 "김 전 대통령은 남북화해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해 살아왔던 분"이라며 "한국인으로서는 가장 먼저 노벨상을 수상하던 장면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알렸다.통일부 관계자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포옹하던 장면이 떠오른다"며 "지금 냉각됐던 남북관계가 풀릴 기미가 보이는 와중에 김 전 대통령이 영면에 들어가셔서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간부는 "남북정상회담 등 통일에 많은 업적을 남기신 분이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면서도 "추석에 예정된 남북이상가족 상봉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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