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애정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달에만 3조원 이상의 코스피 종목을 산 것을 비롯해 올들어 총 15조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각국 정부가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국 주식을 사재기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기업들의 2분기 깜짝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어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행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 6거래일간 외국인의 폭식이 두드러진 만큼 단기간 내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2조419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역시 9시15분 현재 543억원을 순매수, 한국 증시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올해 코스피시장에서 사들인 물량은 15조1000억원이 넘었다. 외국인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바이코리아 행보를 지속함에 따라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비중도 30.35%(22일 기준)까지 회복된 상태다. 외국인 시총 비중은 2004년 말 최고점(41.98%)을 찍은 후 4년 연속 줄어 지난해 말 28.74%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유럽같은 선진국에 비해서 아시아 시장이 양호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불황기에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한층 빛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코리아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전 세계 경제회복을 이끄는 성장축인 상황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인근 국가의 경기회복도가 양호하다"며 "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게걸음 장에서 부담요인이었던 공매도 물량이 상승장에서 되레 외국인 매수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공매도 허용 후 4억2000만주를 넘어섰던 코스피시장의 대차 잔량이 현재 3억7900만주로 줄었다"며 "예상과 달리 코스피가 오르자 외국인이 기존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달러화 선호 현상이 약화되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비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외국인이 순매수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케 하는 하나의 요인이다.그렇다면 외국인은 앞으로 어떤 종목을 더 담을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엇갈린다. 곽 애널리스트는 "IT업종은 경기 회복 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섹터이면서 이 업종에 포함된 종목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IT주 편식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이미 ITㆍ자동차주 등을 대거 선취매 했기 때문에 기관투자자에 비해 느긋한 상황"이라면서 "그간 폭식한 업종보다는 포트폴리오에 과소 편입한 업종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통신ㆍ화학ㆍ철강주에 외국인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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