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0일 "WTO가 워싱턴 금융정상회의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조치로 무역이나 금융 장벽을 쌓은 나라의 이름을 정기적으로 공개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영국 유력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이날자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스탠드스틸(Stand-still, 새로운 무역장벽 도입금지 원칙)'을 주창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세계 주요 20개국 중 17개국이 무역 장벽을 높였다는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 "어떠한 형태로든 보호무역주의 수단을 도입한 나라들이 많다"면서 "지난해 워싱턴 G20 정상회의 이후 나타난 보호무역주의 흐름을 중단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축통화 문제와 관련, "미국이 세계 금융위기로 고전한 것을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 하더라도 당분간 미국 달러를 대체할만한 기축통화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로나 일본의 엔, 중국의 위안화 등이 보조적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를 대체할 통화는 없다. 중국이나 EU의 경제력이 커졌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협의할 사안이지만 당장 대체하기는 좀 힘들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수출안정이 원·달러 환율 하락 때문이라는 분석과 관련, "현재 환율로 수출업자들은 약간의 플러스를 얻은 것도 있지만 우리 상품 자체의 기술 경쟁력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한국은 중국 내수 시장에 뿌리를 내려서 상품을 수출하는 구조가 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처음 예측한 것보다는 다소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은행들에 대한 합병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일부 시각에는 "1997년에는 은행이 부실해졌기 때문에 통폐합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지금은 정부가 주도할 필요가 없다"며 "은행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경우 스스로 자율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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