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기자는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전날 친한 친구가 지병으로 세상을 달리해 밤새 눈물로 친구 곁을 지키며 힘든 하루를 시작했다고 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이렇듯 불과 일주일전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겪으며 두문불출하던 윤증현 전 금감위원장이 현정부의 2기 경제팀 선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윤 장관 내정자는 1기 경제팀 수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등 예고된 경제 선장이었다.
강만수 호가 삐걱거리면서 개각이 오르내릴 당시 그가 0순위로 거론되었던 것도 그만큼 현 위기상황에 윤 내정자만한 적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윤 내정자를 말할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 금감위원장 재직시절 그의 변함없는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강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딱딱하면 부러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예전 금융위원장 시절, 행사 때마다 유머와 소탈함, 편안함으로 부하직원들에게 부드러울때는 한없이 편한 큰형님(따거)으로 불렸다.
일례로 2006년 눈이 쏟아지던 12월 어느날, 기자들과의 저녁자리에서 자리를 옮겨 노래방에서 편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불렀던 그의 모습은 그의 소탈함을 잘 보여준다.
말많고 탈많던 강만수 호에 질릴 대로 질린 국민들은 이제 윤증현 차기 장관이 선 굵은 리더쉽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시장과 언론에서도 '프로가 왔다', '늦게온 드림팀' 이라며 난리법석이다.
그만큼 윤 장관 내정자의 부담도 클 것이다. 오죽하면 9개월 담배 끊고 몸 챙기고 있었는데 다시 피우게 생겼다며 우스개소리까지 했을정도다
리먼 사태가 터지고 9월 위기설이 한창일때 윤 장관 내정자는 기자에게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고 다같이 넘기면 된다"며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
이제 그말대로 윤 장관이 직접 나서서 이끌어갈 때가 왔다.
그가 말했던 것처럼 앞으로 닥쳐올 경제불황의 쓰나미의 본질을 잘 파악해 국민들에게 따거 윤증현으로 인식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기자만의 바램은 아니리라.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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