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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긴급한' 긴급 도입… 한여름에야 들어온 '타이레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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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긴급한' 긴급 도입… 한여름에야 들어온 '타이레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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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최근 약국에는 생소한 포장의 '타이레놀'이 팔리고 있다. 빨간색 포장은 동일하지만 한글이 아닌 영어로 'TYLENOL'이라고 써있고, 성분명도 우리가 흔히 아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아닌 해외에서 부르는 성분명인 '파라세타몰(Paracetamol)'이 써있다. 이러한 포장의 약이 국내에 유통되는 이유는 호주에서 팔리던 약을 '긴급도입'으로 들여온 것이기 때문이다.


5일 의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긴급도입을 통해 들어온 약국용 타이레놀정 500㎎의 국내 유통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미 품귀난이 일단락되는 양상인 가운데 국내에 같은 성분의 대체약이 얼마든지 있음에도 굳이 해외 약품을 긴급도입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호주에서 유통 중이던 타이레놀 현탁액과 정제의 긴급 도입을 결정했다. 약국용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 50㎎/㎖와 약국용 타이레놀정 500㎎ 2종의 도입이 결정됐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면서 이상반응이 일어날 경우 추천되는 진통제로 타이레놀이 직접 언급되면서 품귀현상이 일어난 데 이어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감기약 품귀난이 일어나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어린이용 현탁액은 지난 5월부터 빠르게 도입이 이뤄졌고, 일반 정제는 최근 도입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도입된 어린이용 현탁액은 아무런 공급 효과가 없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개인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현탁액은 국내에서 기존에 판매하던 현탁액과 이름만 같을 뿐 사실상 다른 제품"이라며 "유효성분 농도가 다르다보니 복약지도가 어려워 주변 약사들 대부분 판매를 꺼려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약사 B씨는 "손님들이 타이레놀을 많이 찾는 건 사실이지만 정부까지도 타이레놀만 아세트아미노펜 약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코로나19 유행 내내 국내 제약사의 같은 성분, 같은 제형인 제품들은 공급이 넉넉하게 이뤄졌고, 이제는 타이레놀도 그렇게까지 공급이 어렵지 않은데 대체 누구를 위한 긴급도입이 이뤄진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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