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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뇌건강⑦] 묵인희 "치매 연구 예산 부족한 韓… 돌봄 넘어 앞선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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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정신건강 전문가를 만나다]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

美, 연구에 연간 35억달러 투입
연구자·아이디어 많지만
못따라가는 韓 현실 아쉬워

살아온 경로·발병 원인 제각기
맞춤형 치료 해야 성공률 높아

진단기술, 세계서 뒤지지 않아
국가건강검진에 포함시켜야

[100세 뇌건강⑦] 묵인희 "치매 연구 예산 부족한 韓… 돌봄 넘어 앞선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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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치매 환자에 대한 돌봄을 넘어서서 보다 앞단의 연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6일 서울대병원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사무실에서 만난 묵인희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2년도 알츠하이머 협회 국제회의(AAIC 2022)에 다녀온 소감에 대해 ‘부러움과 아쉬움’을 가장 먼저 꼽았다. 묵 단장은 "미국은 연방정부 등에서 치매 연구를 위해 투입하는 재원이 35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 이른다"며 "코로나19 다음은 치매라는 세계적 흐름에 이미 대응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 했다. 그는 "우리 사업단의 예산이 연간 200억원 수준"이라며 "연구자가 많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제시되는데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이 중 소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치매 치료법 개발 상황에 대해서는 "다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항체 치료제, 천연물, 세포 치료제 등 다양한 기전을 갖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묵 단장은 "각자의 살아온 경로가 다르고 발병 원인도 다른 만큼 유전적 요소, 환경적 요소 등을 고려해서 맞춤형 치료를 해야 성공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세계적 추세가 맞춤형 치료로 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치매 극복을 위해서는 치료법 개발뿐만 아니라 예방과 진단 역시 중요하다고 밝혔다. 묵 단장은 "국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인 세계 핑거(WW-FINGER)에도 참여해 한국형 핑거 시스템의 마련을 위한 과제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진단 면에서 알츠하이머 외에도 루이소체 치매 등 어떤 치매인지를 구분해 치료법을 다양하게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업단은 치매 증상을 앓지 않는 이의 뇌 영상을 분석해 치매 위험도를 판별하는 기술이나 혈액만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기술 등의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진단 기술은 세계적으로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묵 단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치매 진단을 받으러 가는 것은 주관적인지저하(SCD)가 나타날 때"라며 "국가건강검진에 적극적으로 치매 관련한 검사를 포함시켜야만 한다"고 제언했다. 향후 혈액 등 간단한 진단법이 상용화되면 이를 이른 연령대부터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도록 하는 데 더해 노령 인구에 대해서는 영상 검사 등 본격적 검사법까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100세 뇌건강⑦] 묵인희 "치매 연구 예산 부족한 韓… 돌봄 넘어 앞선 지원 필요" 치매 연구정보 통합 및 연계 체계

최근 사업단에서는 치매 관련 표준화 연구 데이터 및 정보공유 플랫폼 ‘TRR-DPK’ 시스템을 마련했다. TRR는 치매 관련 임상시험을 위한 준비된 환자 레지스트리, DPK는 국내 치매 연구 정보 통합·연계시스템을 뜻한다. 신약 개발사에서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로 호소하는 것이 실제로 필요한 데이터를 일목요연하게 얻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TRR-DPK 시스템을 이용하면 56개 병원에서 개인정보가 제거된 상태의 다양한 환자 데이터에 모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묵 단장은 "데이터를 완전히 표준화했기 때문에 치매 극복을 위한 연구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치매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낙인 찍히고 주변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이라며 "다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사업단의 활동이 끝나는 2028년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도출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이 기술들이 실제 입증되고 상용화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10~20년 내에는 치매를 극복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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