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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만들 사람이 없다①]글로벌 수주 1위…"9월 부족 인력만 1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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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주 세계 1위로 일감 물밀듯 쏟아져
반면 인력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화
구조조정·저가경쟁 여파…하청 저임금 고착화
수주선배 생산 돌입하는 올해 하반기 부담 가중

편집자주한국 조선업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을 앞세워 글로벌 발주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다. 하지만 긴 불황의 터널을 거치며 빠져나간 인력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일감이 있음에도 일할 사람을 찾기 힘들어 '호황 속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전·현 정부가 잇따라 조선 인력 양성책과 외국인 인력 수급 대책을 내놨지만 구조적 문제를 풀지 못하는 대책이라는 평가다. 수주 호황기라지만 적자 지속·출혈경쟁·저임금 등 조선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풀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인재들이 조선업계를 외면하고, 건조 작업을 할 숙련 기능공들은 조선소에 일손이 모자란다는 소식에도 움직이지 않는다. 장기간 지속된 불황으로 조선업계는 다른 산업 현장과 비교해 처우가 나빠졌고, 불황·호황에 따른 온도 차가 커 고용 안정성까지 낮은 탓이다. 숙련된 근로자만 수급하면 되는 게 아니라 친환경 선박 기술과 설계 등 고급 인력 확보도 시급한 조선 산업의 문제를 어떻게 풀지 들여다봤다.
[배 만들 사람이 없다①]글로벌 수주 1위…"9월 부족 인력만 1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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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전 세계 수주 1위를 지켜냈지만 현장 분위기는 냉랭하다. 인력 태부족 사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당장 다음 달 9500명 이상의 인력 부족이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선 "배 만들 사람이 없는데 수주 1등 하면 뭐하나"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저임금 고착화가 인력 부족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수주 후 10개월에서 1년간의 선박 설계 작업을 끝내고 본격 생산에 돌입하는 올해 하반기에는 제조 현장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배 만들 사람이 없다①]글로벌 수주 1위…"9월 부족 인력만 1만명"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1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994만CGT(184척·46%)를 신규 수주하며 4년 만에 중국을 제쳤다. 7월에도 116만CGT(19척·55%)를 추가, 석 달 연속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사가 싹쓸이하다시피 하는 LNG 운반선 발주량이 급증세다. 올해 1~7월 글로벌 LNG 운반선 발주는 103척으로, 1년 만에 184% 늘었다. 발주 증가에 따라 선가도 20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선박 건조 가격을 지수화한 신조선가지수는 7월 기준 161.6포인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올랐다.


고부가 선박 발주가 늘고 선가도 오르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생산 인력이 부족하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9월 6만336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현재 5만827명에 그쳐 9509명이 부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6월 예상 부족 인력은 1만1099명으로 늘어난다.


조선업 불황이 본격화한 2015년 인력 구조조정 여파가 크다. 조선업 인력은 2014년 20만명대에서 지난해 9만명대로 7년 새 11만명(54%) 넘게 줄었다. 조대승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업황 악화 시기에 숙련공을 포함한 조선 인력이 어쩔 수 없이 건설업 등 다른 직종으로 대거 이동했고 그렇게 빠져나간 인력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라며 "불황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용접이나 쇠를 깎는 그라인딩, 선체 도장 등 새 인력에 대한 기술연수를 소홀했던 측면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진단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노동 강도 대비 낮은 임금이다. 현대중공업 생산직군에서 근무하는 김모씨(50·울산)는 "30·40대 젊은 인력이 들어와도 위험하고 힘든 일을 버티지 못하고 돈 더 주는 건설 현장으로 간다"라며 "기술 축적이 되지 않아 숙련공이 떠난 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조선업 현장 일당은 10만원 안팎으로, 18만~20만원 수준의 육상 플랜트나 타 제조업체보다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2000년대 초반 시작된 중국의 저가 공세와 국내 조선 3사 간 과도한 출혈경쟁의 결과가 현장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소 하청업체 관계자는 "현장 인력 대부분은 최저임금이나 이보다 1000~2000원 높은 시급을 받고 일한다"라며 "20년 넘게 일해도 초보 인력과 임금이 비슷하기 때문에 임금 상승이 불투명한 조선업에 돌아올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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