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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긴축시대]韓집값은 4번 중 3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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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긴축시대]韓집값은 4번 중 3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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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영향은

선진국형 경제 금리인상기엔

일반적으로 집값 떨어지지만

국내시장엔 큰 영향 못줘

세제 공급 등 정책영향 더 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김동표 기자] 금리가 상승하면 금융자산 투자 대상으로서 예금의 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부동산 수요를 둔화시킨다. 금리인상은 시중 유동성 감소와 대출 이자 인상이라는 두 가지 결과를 낸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주택 매수를 주저하게 만들고 집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이런 이론이 항상 같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니다. 미국은 지난 30년 간 네 차례의 뚜렷한 금리인상 주기를 보였으나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하락한 건 단 한 차례였다. 나머지 세 번의 금리인상기에 국내 집값은 오히려 우상향했다.


◆주택 수급·정책이 더 큰 변수 = 주택보급률이 높고 주택담보대출이 활발한 ‘선진국형 경제’에서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집값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그러나 1990년대 한국 부동산 시장은 두 조건 모두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주택보급률이 86%(1995년)로 공급이 부족한 상태였다. 1980년대는 3저 호황으로 돈이 넘쳐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몰렸다. 서울 아파트값은 1990년 한 해에만 34.3% 폭등하기도 했다.


노태우 정부는 ‘주택 200만호 건설’을 밀어붙였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가 조성된 시기다. 1990년부터 1996년까지 거의 매년 10만호 이상씩 주택이 건설됐고 집값은 하향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흐름은 1997년 외환위기 직전까지 이어졌다.


미국은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열다섯 차례나 올리며 돈줄을 죄었지만 이때도 한국 집값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2004년 6월 주택매매 가격지수는 66(2019년 1월=100)에서 같은해 말 64.7로 하락했으나 2006년 6월에는 69.9까지 올랐다. 이 시기 전국적으로 집값은 5.92%, 서울은 10.49% 상승했다.


미국이 네 번째 긴축의 칼을 빼든 시기는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가 맞물린 때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빚내서 집사라"고 강권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였다. 2017년 4월까지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94.4(2015년 12월)에서 95.8로 1.45% 상승률을 보였고 이 시기 서울도 3.26%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8년 12월까지 전국 주택가격은 4.34% 상승했으며 서울은 14.24% 급등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집값을 주저앉히는 핵심 트리거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증명한 셈이다. 오히려 정부가 추진한 세금 강화 정책, 대출 제한 조치, 공급 등 국내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더 많이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시장 영향 제한적일 듯 = 이번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7번이나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실수요자들이 접근하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현재의 극심한 거래절벽과 조정 장세는 정부의 대출 규제 조치, 대통령 선거를 앞둔 관망세 지속, 집값 상승 피로감 등 여러 요인들이 겹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대출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돼 개인별로 원하는 만큼의 대출을 모두 실행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주시해 한국은행이 시장 예상보다 더 급격히 금리인상을 강행할 경우, 매수 심리에 악영향을 줘 거래가뭄이 심화될 가능성은 있다.



특히 이자·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물량을 대거 시장에 내놓고, 새 정부 출범 후 공급폭탄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등이 맞물린다면 금리인상이 집값 하락의 한 요인으로 기능할 여지는 존재하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담대를 받는 차주의 이자부담은 향후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이자 상승 체감은 앞으로 더 늘어나 매수심리는 더 위축되고 거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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