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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컬링스톤과 브룸에 숨겨진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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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컬링스톤과 브룸에 숨겨진 과학 '팀킴'의 김은정 선수가 호그라인을 통과하기 직전 컬링스톤의 손을 놓아 컬링스톤의 초록색등이 켜졌습니다. 빙판을 문지르기 위해 브룸이 다가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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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봄이 깊어가는데 겨울스포츠인 컬링에서 기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지난해 평창올림픽에서 파란을 일으키고도 협회 고위관계자들의 비리로 고통받아 왔던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킴'의 후배격인 '리틀 팀킴(춘천시청)'의 선전에 국민들이 반색하고 있습니다.


여자컬링 국가대표 '리틀 팀킴(춘천시청)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덴마크 실케보르에서 열린 '2019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예선에서 일본에 완승하고 공동선두에 올라 준결승 진출에 파란불이 켜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여자컬링 선수들의 처우가 보다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컬링은 물론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코치 등 지도자일까요? 훈련시설 등을 포함한 지원시스템일까요? 모두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우선 순위를 따진다면, '장비'가 아닐까요?


컬링 장비에는 컬링스톤과 브룸(빗자루)이 있습니다. 특히 컬링스톤은 그냥 돌덩이를 깎아서 만든 것이 아닌, 아주 먼나라에서 수입해 온 값비싼 돌에 과학기술을 접목한 첨단장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사용하는 컬링스톤은 지름 30㎝에 손잡이가 달린 원반 형태의 돌입니다. 무게도 19.96㎏에 모스경도 5.5~7(다이아몬드10) 사이의 화강암으로 만드는데 개당 가격은 200만원을 웃돕니다. 화강암으로 만들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화강암이 아닌 특정 지역에서만 채굴되는 특수한 성질을 가진 화강암으로만 만들 수 있습니다.


컬링은 빙판 위에서 진행하는 경기이고, 하루종일 빙판 위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빙판이 녹은 물을 컬링스톤이 흡수하면 안됩니다. 물은 얼면 팽창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물을 먹은 컬링스톤이 얼면, 겨울에 수도관이 얼어 터지는 것처럼 화강암 내부의 물이 팽창하면서 쩍하고 갈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물을 밀어내는 성질을 가졌으며, 빙판 표면에 들러붙지 않으면서 잘 미끄러져야 하고, 다른 컬링스톤과 충돌해도 파손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야 합니다. 다른 스포츠 경기의 공보다 묵직하면서 큰 이유입니다.


이런 조건에 만족하는 화강암이 스코틀랜드의 에일사 크레이그섬(Ailsa Craig Island)에서 채굴되는 화강암입니다. 이 곳 화강암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하고, 습도에도 강한데다 옅은 푸른색을 띄어 '블루혼(BlueHone)'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 섬이 2013년 철새도래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10년에 한 번만 화강암을 채굴할 수 있게 되면서 여기서 나는 화강암으로 만든 컬링스톤은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지난 평창올림픽에서도 이 섬에서 채굴한 화강암으로 만든 컬링스톤 64개를 사용했습니다.

[과학을읽다]컬링스톤과 브룸에 숨겨진 과학 최고 품질의 컬링스톤을 만들 수 있는 화강암을 채굴하는 스코틀랜드의 에일사 크레이그섬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현재 전 세계에서 케이스사와 캐나다컬링스톤컴퍼니 등 단 두 곳의 회사에서만 제대로된 컬링스톤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케이스사는 에일사 크레이그섬에서 채굴한 화강암으로, 캐나다컬링스톤컴퍼니사는 영국의 웨일스에서 채굴한 화강암으로 컬링스톤을 만듭니다.


이 화강암에 각종 과학기술을 심습니다. 컬링경기를 보다보면 선수들이 민 컬링스톤에서 불빛이 반짝반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컬링스톤이 호그라인(Hog line) 넘기 전에 돌을 쥔 손을 놔야 하는데 라인을 넘어 손을 놓으면 빨간불이 깜빡거립니다. 라인을 넘어 손을 놨는지 여부에 대한 판정을 두고 시비가 계속되자 아예 돌 속에 센서를 심은 것입니다.


빙판에 그려진 호그라인 직전에 호그라인 자석을 심고, 컬링스톤에 심은 자석감지센서가 호그라인을 넘으면 작동해 빨간불이 켜지는 원리입니다. 물론, 손잡이에도 압력을 감지하는 전자식 감응장치가 설치돼 손을 놓지 않으면 경고등으로 이를 전달해줍니다. 빨간불이 켜지면 파울을 받게 됩니다.


국내에서도 경남 거창의 거창화강석연구센터가 거창에서 채굴한 화강석으로 컬링스톤을 시범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전 속도가 균일하지 못하고 스톤을 밀었을 때 일직선으로 뻗어 나가지 않는 등 기술적 측면에서 경기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빙판을 문지르는 빗자루 '브룸'도 과학적 장비입니다. 브룸의 머리 부분은 단순한 천이 아닌 마모성 합성소재로 만듭니다. 컬링경기장의 빙판에는 경기 전에 물을 뿌려 작은 얼음알갱이들이 솟아 있는 울퉁불퉁한 상태입니다. 이 빙판을 브룸으로 문지르는 스위핑을 함으로써 얼음알갱이를 녹여 수막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수막 위로 컬링스톤이 얼음알갱이의 저항 없이 부드럽게 미끄러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브룸 하나의 가격만 20만원대라고 합니다. 선수들이 신는 컬링슈즈의 바닥은 한쪽은 표면과 마찰을 최소화하는 합성물질인 테프론으로 만들고, 한쪽은 고무로 만듭니다. 고무로 된 발을 굴리면서 한쪽 발은 미끄러져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평범하지 않은 이 컬링슈즈도 50만원을 넘어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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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의 체스'라고 일컬어지는 컬링에 과학이 접목되면서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됐습니다. '팀킴'의 탄생지 경북 의성과 의정부 등에 컬링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여름에 빙상장이 문을 여는 것처럼 빙상장 한켠에 컬링장을 마련한 곳도 있습니다. 모두가 팀킴 덕분입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컬링을 체험해보면 어떨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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