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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투세 유예, 뒤에서 웃는 '큰 손' 따로있다

수정 2022.12.07 11:25입력 2022.12.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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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다들 주식만 말하는데, 진짜 돈 많은 ‘큰손’들은 채권(투자)해요."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경제관료의 귀띔이다. 이미 퇴직한 그에게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향배를 물어오는 채권 투자자가 최근 부쩍 늘었다고 한다. 많게는 수십억 원씩 굴리면서도 비과세 혜택을 누려온 그들에게 금투세는 분명 ‘불편한 존재’다.


주식 양도차익(5000만원 이상) 과세에만 관심이 쏠려 금투세는 그야말로 개미들의 ‘주적’이 됐다. 하지만 그 분노에 가려진 진정한 의미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금투세는 단지 주식뿐 아니라 거액 투자자들이 움직이는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을 모두 포괄해 과세하도록 설계됐다. 물론 결코 쉽지 않았다. 약 2년 전 금투세 도입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는 그야말로 고난 그 자체였다. 당시 기재부가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려다 거센 반대에 부딪혀 철회됐고, 그 과정에서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가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나라 경제수장의 ‘사표’를 받으면서까지 힘들여 도입한 금투세를, 이제는 기재부가 나서서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어려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다.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겠다던 대주주 기준은 되레 100억원으로 10배 늘려잡았다.


금투세 본질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같은 제도에 대해 180도 바뀐 기재부 모습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2020년 세법개정안 당시 자료에는 금투세 도입 취지로 분명 ‘주식시장 활성화’가 명시돼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현재의 금투세를 도입하자는 내용으로 법안을 대표 발의한 사람은 다름 아닌 추경호 경제부총리(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다.



정권마다 국정과제 철학에 맞춰 정책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돈이 걸린 세제 정책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 세제에 대한 국민 신뢰는 이미 바닥이다. 과도한 정치논리에 휘말려 정부가 ‘정책적 지향점’마저 잃어서는 안 된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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